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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원 수첩]독일 대학문이 좁아진다
예전에 독일은 학위를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떤 분야든지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면 먹고 살만 했고, 그 분야의 달인인 마스터란 칭호를 받게 되면 사회적인 대접 또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지역신문의 구인광고 첫줄에 등장하는 자격조건이 학위소유자인 것으로 알수 있듯이 독일도 이미 학위가 미래를 위한 하나의 자격증으로 전락했다. 아무리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하고 능력이 탁월해도 학위가 없으면 명함 한장 내밀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과 비슷한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아비투어(Abitur -대학입학을 위한 자격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은 예외없이 모두 대학에 진학하고 있고, 학비가 없다는 매력으로 외국인들의 유학 선호국이 되어 몰려든 수많은 외국학생들, 십년을 넘도록 학교를 전전하는 학생들로 대학은 이미 과포화 상태가 되고 말았다.

슈투트가르트대학의 학보사가 최근 재학생의 이름중 '성'를 조사한 결과 제일 많은 성씨의 1위는 독일성인 '뮐러'이고 그 뒤를 이은 2, 3, 4위는 중국 성인 '방','장','리'로 각각 나타났다고 밝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대학내 중국학생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그 뿐 아니다. 낙후된 시설과 학생들로 초만원인 공간들, 교수1인당 감당해야 하는 터무니없이 많은 학생수들로 독일의 대학은 이미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여러 기관의 조사결과 독일대학의 수준이 바닥을 기고 있다고 발표돼, 매번 여론의 집중 포화를 얻어맞고 있다.

이에 독일 정부와 대학당국은 여러 대책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학생들의 불만의 사고 있다.

최근 구조조정계획을 확정한 슈투트가르트대학은 이전 동일계열 2학기이상을 수학한 외국인에게 입학허가를 내주던 것을 올 겨울 학기부터 학사이상으로 제한했고, 많은 학과들이 기존 무정원 입학제에서 정원입학제 (NC)로 정책을 바꿨다.

다른 대도시 대학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베를린의 주요 3개 대학인 훔볼트(Humbolt), 베를린 공대(TU)와 전문대학(FH)의 학생수는 최근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이들 대학도 시정부위원회의 긴축재정정책에 따라 학생수 감축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에 훔볼트대학은 올해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고, 베를린 공대는 13개 학과를 입학정원제로 변경했다. 훔볼트대학은 현재 60석의 교수자리가 비어있고, 올해 또다시 30석이 교수들의 정년퇴임으로 비게 될 예정이다. 독일 평균 교수 1인당 학생수가 65명인데 반하여 훔볼트대학은 현재 1인당 93명이 되었지만 교수 충원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별다른 대안이 없는 학생들을 어떠한 경우에도 구석으로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학교는 우선 입학허가를 못 받은 응시자들의 원서를 파기하지 않고 보관하여 차후 상황이 나아지면 기회를 주겠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독일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학생들도 다시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온현정 독일통신원 = 슈트트가르트대학 전기공학 박사과정>

온형주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7-18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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