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끝난 의정부지역 국회 재보궐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끝에 홍문종 한나라당 후보가 3만5천3백1표(50.2%)를 득표 2만8천8백25표(41%)를 얻는데 그친 민주당 강성종 민주당를 제치고 당선됐다.
두 후보는 의정부지역에서는 잘 알려진 대표적인 사학 재벌. 그래서 선거기간 내내 이 지역 시민단체와 교육단체들은 사학 이사장들의 국회의원 출마를 반대하며 이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두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자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47개 단체로 구성된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에 관심을 끊고 학교로 돌아가 교육 발전에 기여하길 권고한다”며 두 후보의 출마에 반대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두 후보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경민학원과 신흥학원은 10여개의 학교를 거느리며 일가친척이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학재벌”이라며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후보에 오른 사학재벌 2세들의 출마를 반대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강성종씨는 동두천관광호텔을 경영하다 지난 2월27일 민주당에 입당한 뒤, 바로 다음날 신흥대학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38살의 젊은 강씨가 이곳 이사장으로 취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씨의 아버지인 강신경 목사가 31년 동안 이곳 신흥학원 재단 이사장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강씨가 이사장으로 취임함으로써 신흥대학은 학장을 맡고 있는 강 목사의 부인과 같은 재단소속의 안산공과대학 학장인 장남, 김천대학 학장인 큰딸을 포함, 10여개 학교의 교수와 주요 보직에 이들의 친인척들이 포진하게 됐다.
재보선에서 당선된 홍문종씨도 경민학원 설립자 홍우준씨의 아들로 지난 1996년 경민대학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의정부에 있는 경민고등학교와 경민여자상업고등학교, 경민여자중학교, 경민중학교, 경민정보상업고등학교 등이 모두 같은 재단 소속. 지역주민들은 이를 두고 “홍 당선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경민학원은 의정부에 중,고등학교가 있지만 신흥학원은 그렇지 못해 인지도 면에서 홍 후보가 앞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면서 “이번 선거는 재단 이사장인 두 후보가 학교 동문들을 등에 업고 선거를 치른 셈”이라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은 또 이번 선거가 이들 두 후보가 속해 있는 학원 재단간 자존심 대결양상을 보였다며 과열선거의 원인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선관위가 금품과 음식물 제공 등의 혐의로 적발한 19건의 선거법 위반혐의가 모두 이들 두 후보와 관련된 것이었다.
홍문종씨의 당선으로 선거가 끝나자 교육단체 한 관계자는 “학교운영비의 90%이상을 학생 등록금과 국고 보조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사학 재단의 이사장이 출마해 족벌 사학의 대변인이 될까 염려했지만 결국 현실이 됐다”며 씁쓰레했다.
투표가 끝난 다음날 의정부에는 교육단체들의 마음만큼이나 을씨년스러운 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