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아시아문화연구소(소장 표교열)가 지난 19일 교내 국제회의실에서 ‘대학의 개혁-누가 변화를 두려워하랴’라는 주제로 가진 학술연구발표회에서 이광주 교수는 이같이 주장했다.
대학사연구회(회장 김호일)와 공동주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이광주 교수와 한용진 교수, 이옥순 교수, 박정신 교수 등이 참가해 일본과 인도, 영국, 미국의 대학 개혁을 연구하고 한국 대학의 올바른 진행 방향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발제에 나선 이광주 인제대 교수는 ‘대학혁명, 우리들의 요원한 프로젝트’란 주제로 ‘전근대적인’ 결함을 지닌 우리대학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대학의 문제점으로 ▲재정적 취약성으로 인한 연구와 교육의 시설 및 환경의 낙후 ▲대학에 대한 관의 간섭 ▲대학 시스템의 관료주의적 관리운영 ▲가부장적 사회의 연고주의를 탈피하지 못하는 ‘순수교배’의 교수인사 ▲엄격한 업적주의 결여와 지적 긴장의 부재 ▲학생 훈련과 교양교육의 부실 등을 꼽았다.
이 교수는 이러한 대학의 구조적 결함이 자생적이지 못한 고등교육의 근대화에 있다고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대’ 대학에 대한 의의제기와 본질적 비판을 통해 우리만의 새로운 대학의 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용진 고려대 교수는 ‘일본 국립대학의 개혁동향’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국립대학의 법인화를 주장했다.
그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 2001년 발표한 ‘국립대학 구조개혁 방침’을 소개하며 일본이 추진한 국립대학 개혁이 ▲국립대학의 재편, 통합의 대담한 추진 ▲국립대학에 민간적인 발상의 경영수법 도입(법인화 전략) ▲대학에 제3자 평가에 의한 경쟁원리의 도입 등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다원화된 사회적 요구에는 지금의 ‘국가시설형’ 대학운영체제가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어렵다”면서 “국립대학의 법인화는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예산, 조직, 인사 등에서 국가의 규제에서 벗어나, 교육연구라는 국립대학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옥순 연세대 교수는 과학기술교육을 중심으로 인도의 대학개혁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IT강국 인도의 IIT(Indian Institute of India)를 예로 들며 이 대학이 세계최고수준의 평가를 받는 이유가 인도의 전통적 대학제도와 정반대의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IIT가 성공한 이유를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험을 통한 우수한 학생 선발 ▲커리큘럼 등을 신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적 분위기 ▲소수정예(교수와 학생비율 1:8)를 가르치는 높은 수준의 교수진 ▲75%를 부담하는 정부의 재정지원과 IBM등 유명기업과의 산학협동연구 등이라고 보았다.
그는 자율성이 부족한 대학은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대학 행정이 정치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모든 분야의 결정권과 그에 대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신 숭실대 교수는 미국의 찰스 엘리엇 하버드 총장의 개혁사례를 예로 들어 개개 학생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교육철학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엘리엇 총장은 1869년 취임, 40년간 대학개혁의 선두에 서서 미국전역 대학들의 개혁의 견인차 역할을 한 인물로서 학문의 자유와 학생들의 교과선택 자유를 주장한 인물이다.
박 교수는 “모든 학생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커리큘럼은 획일적인 사고와 행동양식을 갖게 한다”며 “교양을 갖춘 전문인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과목을 포함시킨 커리큘럼을 학생에게 내어놓고 자유로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요즘 우리의 대학들이 영어나 컴퓨터 학원으로 변했다고 주장하며 ‘인문학의 위기’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선택할 수 없게 만드는 이러한 대학의 구조적 모순에 기인한다고 보았다.
박 교수는 또 “우리대학은 임기 4년짜리 총장이 각기 다른 개혁 프로그램을 통해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변화들만 추구한다”면서 “거시적이고 근본적인 개혁정책을 마련,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자료 : 대학혁명, 우리들의 요원한 프로젝트]
[관련자료 : 일본 국립대학의 개혁 동향]
[관련자료 : 인도의 대학개혁과 과학기술교육]
[관련자료 : 19세기말, 20세기초 미국의 대학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