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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상점, 대학들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
경쟁입찰제로 높은 보증금, 관리비 부담
가격할인이나 서비스 개선 없어 학생들 불만
학교의 지나친 상업논리로 상점·학생 모두 피해
대학들이 학생들의 복지는 외면한 채 돈벌이에만 몰두해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학들은 구내에 상점을 들이면서 상업적인 논리를 적용, 상점이 학생들에게 싸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지는 않고 경쟁입찰을 통해 이윤추구에만 급급하고 있어 상점업주와 이를 이용하는 학생들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구내에는 적게는 5곳부터 많게는 40여곳 정도의 상점이 학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

식당과 서점, 안경점, 여행사, 꽃집 등 종류도 다양한 이들 업체들은 학교측과 처음 계약할 때 높은 가격조건으로 입점할 수밖에 없어, 이를 보전하기 위해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는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균관대 김은예 양(동양학부 4)은 "구내 상점에서 물건을 사나 밖에서 사나 가격 면에서 차이가 별로 없다"며 "바깥 상점의 경우 훨씬 다양한 상품과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학교는 그렇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 원인인 학교가 대부분 최고가를 적어낸 사업주에게만 상가를 분양하는 입찰방식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입찰자들 사이에서 과열 경쟁이 발생해 터무니없는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성균관대 구내 서점인 동명서림의 경우 경쟁입찰로 지난 2000년에 1억2천만원의 보증금에 입주하면서 한달 5백만원의 관리비를 지출하고 있다. 동명서림의 한 직원은 "현재 적자가 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한 할인 혜택이나 서비스 개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계약 조건도 문제다. 대부분의 학교는 상점과 계약할 때 최초 2년과 다음 2년의 재연장 기간을 두도록 하고 있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5년 이상은 남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업주들은 상점의 인테리어나 시설투자를 선뜻 할 수 없다. 퇴점할 때 권리금은 커녕 시설물을 원상태로 복구하는 비용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구내상점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을 더욱 뜸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상점은 많은 관리비를 충당하기 위해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이로 인해 학생들은 구내 상점을 이용하지 않는 악순환으로 상점과 학생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학교의 관리비 운영방식에도 학생들은 불만이다. 업주들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번 돈이 학생들을 위해 따로 쓰이지 않고 학교재정과 통합·운영되고 있어 학생들이 얻는 실질적인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구내상점 운영이 학생들의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지도록 한 모범적인 사례도 있다.

성신여대는 지난 97년부터 최고가에 낙찰되는 경쟁입찰제 대신 '최적가 입찰제도'를 실시해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입찰공고를 낼 때 전에 기존의 상점이 내던 보증금의 액수를 공개해 이를 참조토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입점을 희망하는 업주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낼 필요가 없다. 대신 학교가 상점을 들일 때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업주의 동종업종 경력 △사업계획서의 내용 △학생들을 위한 장학계획 등이다.

따라서 입점을 원하는 업주들은 사업계획서와 학생들의 복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를 준비한다.

실제로 이곳에 입점해 있는 교내서점의 경우 지난 2000년 1천만원의 보증금으로 입주하면서 월 33만원 정도의 관리비를 내고 있다.

유지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가는 혜택은 상대적으로 많다. 일부 참고서의 경우 25%까지 할인해 주기도 한다.

이밖에 서점에서 내는 관리비도 장학금 명목으로 적립돼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쓰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학생회 컴퓨터와 음악감상실 기기 마련을 위해 쓰였다.

한편 서울 모 대학의 구내 상가연합회 대표는 "지금의 방식은 상점의 비싼 임대료와 관리비를 학생들이 짊어지고 있는 꼴"이라며 "구내상점이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만큼 학교가 그 이윤을 가져가려 할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형주 기자 (news@unn.net) | 입력 : 02-11-30 오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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