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과 경쟁을 표방하는 교육부 정책 방향을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권력 집중과 권한 남 용을 지적하는 우려의 시각이 있는가 하면 정책추진 방향에 대한 이해 부족을 탓하는 시각 도 만만찮다.
대학개혁을 위해 교육부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며, 21C를 맞는 바람직한 정책방향을 어디 에 두어야 할 것인지 정부당국과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심도 깊은 토론을 벌였다.
<편집자> 토론자
김효겸(교육부대학원 지원과 과장)
조흥식(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박영근(중앙대 불문과 교수)
오재응(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
사회=정인성 한국방송대 교수
사회: 대학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김효겸 과장: 1단계는 법령정비에 대한 것으로 교수인사제도 개선, 대학원중심 대학 육성방
안 등으로 진행됐으며 2단계는 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되는 사안으로 국립대 회계문제, 대학평가 등의 조정을 들 수 있다.
사회: 대학구조조정의 현안에 대한 의견은?
오재응 교수: 구조조정을 인원축소라는 면에서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런 물리적인 일외에도 전문화된 형태의 행정지원서비스가 갖추어져야만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다. 박영근 교수: 개혁과 구조조정이라는 용어에 혼선이 있다. 개혁은 교육부의 몫이며 구조조 정은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해야한다. 다른 대학이 하니까 교육부의 방침이라며 덩달아 움직
인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산확보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고 싶다. 75%가 경비예산이라서 25%의 예산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사회: 합리적인 구조조정의 방안은 무엇인지?
조흥식 교수: 구조조정을 감축이라는 한 면에 치중하지 말아야 한다. 불필요한 부분은 없애 야 되지만 필요한 부분에는 살을 붙여가야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교육문화 형성에 깊은 관심이 요구되며 양과 질이 동시에 충실해지는 구조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사회: 지방 대학의 특성화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는지?
오 교수: 지역산업을 양성하고, 인구의 집중을 분산시키는 차원에서도 고려해봐야 하며 각 산업에 요구되는 인력들을 파악해 그 수급체계에 알맞게 대학들을 특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김 과장: 특성화사업은 70년대 후반부터 준비됐으며 80년대 후반부터 재정지원을 해 매년
150-18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100여개 대학 중 28개 대학을 특성화 시키고 있다.
사회: 대학의 질적인 관리문제에서 교수사회도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는데?
오 교수: 우선 교수 본인들의 자정능력이 부족하다고 본다. 그리고 대학과 대학, 교수와 교 수, 학생과 교수 등 서로의 공동체적 노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학문을 공동으로 탐구할 수있는 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박 교수: 연구할 수 있는 풍토가 생겨나야 하며 4만명이나 되는 시간강사들의 대우와 지위 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된다.
김 과장: 교수들의 질적인 면과 관련해서 투명성, 객관성, 공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이것을위해 기초, 전공, 능력심사 등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사회: 교육부의 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김 과장: 97년에 전체의 8%가 감소했으며 국립평가원을 사설기관으로 독립시키면서 22% 인 108명을 줄였다. 이외에도 정부차원에서 과장급의 10%인 30여명을 줄였다. 국장급은 계 약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6월말에 결과에 대한 평가가 나올 것이다.
박 교수: 교육부의 권한은 막강하다. 중앙부처 과장급이 행사하는 권한에 비해 교육부 과장
급의 권한은 많다고 지적할 수 있다. 우선 교육부 공무원들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며 이런 전 환을 꾀하기 위해 민간부문의 도입도 재고해봐야 한다. 특히 교육부에 묻고 싶은 것은 '21세
기 교육목표가 확고하게 정해져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관련해 교육문화, 과학발전 등 구체
적인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발전의지가 있어야 한다.
교육부의 대부분 업무들이 지방 교육청으로 이관되는 상황에서 대학의 일만을 전담하는 '대학교육청'이 교육부의 한 부분에 서 독립, 확대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충분한 예산확보와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전체 예산의 10%정도를 대학에 반영하는 것은 부족하다.
조 교수: 양적인 감축보다는 교육부 자체에서 질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교육 부의 방향이 학교를 감독하고 지도하는 체재에서 지원체재로 전환해야 된다. 또한 삶의 질 을 높이기 위해 연구하는 전문인력보강이 필요하다. 관료들은 융통성이 부족하다고 지적되
어 왔는데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라도 정책실명제의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교육정책은 부실 공사가 용납되지 않는다.
사회: 잦은 정책변화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오 교수: 외국의 경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실무진들의 자리이동은 적은 편이다. 그 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장관이 바뀔 때마다 추진 사항이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업 무관련 공무원들이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소신있는 정책집행
을 위해 빈번한 자리이동을 방지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비대한 집행부에 비해 기획력이 미
약하다는 것을 인식해 문제점들을 고쳐야하며 교육일선에서 정말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이고 장기적인 방향을 세워서 잘 이끌어 나갈수 있는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자문위원회'의 구성도 재고해봐야 한다.
박 교수: 교육에 정치논리가 개입되어서는 안된다. 교육부장관의 재임기간은 평균 1년에 못
미친다. 그리고 정책방향은 한 면에 편중된 모습만 보여왔다. 역대정권은 입시제도개선과 사
교육비를 줄이는 것에 대해 집중적인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즉 초, 중, 고, 대학교를 묶을 수 있는 연계프로그램을 만들
어야 하며 밀실행정은 더 이상 뿌리내리지 말도록 교육과 관련된 사람들의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김 과장: 교육부가 가지는 권한이 많다고 하지만 재정권 문제에 있어서도 비례원칙에 의해 인건비, 시설비 등은 표준경비로 두고 있다. 학사에 대해 교육부가 간섭한다고 하지만 실질 적 권한은 대학총장, 교수들에게 있다. 국립대학의 6급이하 7·8급 기능직은 총장이 직접 채 용하며 5급 이상은 대통령의 권한에 속한다. 즉 하위직 90%가 총장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 다.
사회: 대학정책과제들이 성공하기 위한 대안들은?
오 교수: 우선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들이 필요하며 대학과 교수들간의 선의의 경쟁풍토
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과정에서도 필요한 전문인력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중 요하다. 또한 교수들의 질적인 자질향상을 위해서 '교수클리닉제'를 마련하는 것도 좋을 방안이다.
사회: 우리대학들의 과제는 무엇이며 결론을 내린다면?
박 교수: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총체적인 연계프로그램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살아있는 교
육을 위해 알맞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력에 무력한 교육이 되지 말아야 하며 교육단체들과 정기적인 대화를 통해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의
공공성과 주인성을 상실하지 말아야 하며 여기에 교육관계법과 제도 등이 개선되어 이를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오 교수: 교육부는 발전적 경쟁을 유도하는 가이드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 쌍방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탄탄한 경쟁력이 밑거름을 이루는 대학사회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
조 교수: 교육부와 대학은 동반자의 관계라고 말할 수 있다. 굳건한 협조체계를 이루어 간 접적으로는 교육부가, 직접적인 면에서는 대학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즉 대학은 컴퓨터의 소프트웨어와 같으며, 교육부는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올바른 위상을 차지할때 상호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김 과장: 경쟁력 있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각 대학들은 질적수준을 끌어올리는데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육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아직도 교육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 따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평가회의에 참여하는 등 같은 교육부를 자세히 이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 대학과 교육부는 반목의 대상이아니라 상호보완적 기능을 수행할 때만이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owoa@unn.net <정리=노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