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 IMF 터널의 긴 수렁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일깨워 주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취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취업유예'를 선언하고 자격증 취
득에 몰리고 있으며 구조조정에 밀려난 실직자들로 인해 고학력 실업난은 여전히 우리 사회
에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면 고학력 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과 정부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역할이 무엇인지, 관계자들의 토론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아보았다.
토론자
김한중(연세대 사회교육원 원장)
남석현(노동부 직업훈련총괄과 훈련정책과장)
이장무(서울대 공과대학장)
장석민(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사회 = 정인성 한국방송대 교수
사회: 고학력 실업난의 특징은?
장석민 실장: IMF로 인한 구조조정 때문에 예전보다 실업자수가 늘어났으며, 고학력자를 수용할 수 있는 수요시장은 한정되어서 고학력실업난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회: 학력별 취업현황은?
남석현 과장: 4년제 대졸자의 취업률은 50.6%이며 전문대는 66.3%였으나, 실업계고는 90% 이상의 취업률을 보여 4년제 대졸자에 비해 2배 이상의 취업률을 보였다.
사회: 대졸 실업률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김한중 원장: 우선 IMF 때문에 기업들이 대졸자들을 수용할 능력이 안되며 정작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대학에서 배출하지 못하는 점도 원인이 된다. 즉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외면하는 대학교육을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사회: 전문대취업률이 4년제 대졸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장 실장: 학문중심의 4년제 대학과는 달리 전문대는 취업위주로 학생을 교육하기 때문에 기업의 선호가 높다. 또한 전문대생들은 다양한 직무교육을 받아서 기업들이 손쉽게 인력을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체로 4년제 졸업자들이 3D 직종을 꺼려하지만 전문대 졸업자
는 힘든 직업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을 만큼 직업관이 투철하다고 볼 수 있다.
사회: 4년제의 교과과정엔 문제가 없는지?
이장무 교수: 실험실습분야의 교육이 부족해 창의적인 사고가 떨어지며, 특히 개인적으로 우수할지 몰라도 단체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해 교육방식을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앞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인력을 배출함과 동시에 경영, 경제 등 다양한 학문을 학생들 이 접하도록 해 기본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야 할 것이다.
김 원장: 교과과정은 학과중심이고, 오랫동안 변하지 않아서 지나친 이론중심의 교육은 단 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여건은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능력의 배양은 있을 수도 없는 것이다.
장 실장: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을 하는 대학도 문제가 있지만 산업체들도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얻기 위해 대학과 연결된 다양한 채널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산학간의 인적, 물적교류가 활발해져야 한다.
사회: 근본적인 개혁방안은?
이 교수: 연구중심과 현장중심 교육 등 두가지 분야가 고루 발달되어야 하지만 우리 나라 대학의 경우 연구중심에 편향되어 있다. 실무교육중심의 교과과정으로 개편되기 위해 실험실습시간을 대폭적으로 늘리며,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인 수준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김 원장: 모든 대학이 실용중심의 교육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대학 본래기능을 상실할 수 있
다. 대학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파악한 뒤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할 것이다. 학부제 실시는 학
생들이 주도적으로 과목을 선택하고 전공할 수 있기 때문에 실용적 학문에 참여도를 높일수 있다.
남 과장: 우선 직업교육을 강화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작년의 경우 실업
자를 위한 재취업교육 프로그램에서 산업현장의 실무자들이 강사로 임명돼 수강생들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 원장: 각 대학마다 교육추진 방향이 다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부의 정책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대상황에 따라 교육추진 목표가 자주 바뀌는 등 갈피를 못잡는 경우가 많다.변화에 상응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사회: 사회 재교육에 대한 대학의 역할은?
남 과장: IMF로 인한 경기침체로 생긴 실업자들의 구제책으로 정부 나름대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나, 부족한 시간과 미비한 대책으로 인해 고학력 실업자들을 재교육하 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대학은 고학력자를 배출하는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실업문제 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활동을 펴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회: 실직자를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김 원장: 연세대의 경우 작년 7월 실직자 6백60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재취업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기간 중 2백30명이 탈락했는데 이들중 60%는 재취업을 했다. 금년에는 2개
프로그램으로 고학력 미취업자와 일반 실업자로 구분해 교육을 하고 있다. 신규 실업자들에 게는 영어·중국어 등의 외국어, 컴퓨터 및 글로벌 매니지먼트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 나 실업자들이 단기간에 다시 취업을 해야겠다는 조급한 생각 때문에 교육에 차질이 생긴 다. 대졸자나 석사졸업자도 취업을 못하는 상황에서 수개월내에 취업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실업자는 단기교육을 받아 취업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며 정부도 거시적인 안목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장기적인 실업예방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 교수: 서울대의 경우 작년 3월부터 실직자에게 학사과정의 과목을 개방해 1년동안 2백
30명이 수강했으며, 앞으로 계속시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창업이나 재취업 관한 보완적인 프 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해 과목을 수강한 것에만 만족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남 과장: 85개 대학이 실직자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으며, 대학들이 실직자들에게 취업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생활의 안정감을 가져다 준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만큼 사회적인 안정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대학에서 대학만이 가지는 특성을 무
시한채 제과, 제빵 등의 과목을 개설해 사설학원 강사를 초빙해 실직자들 교육하는 것은 바 람직하지 못하다.
장 실장: 대학이 사회재교육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권장할 만한 사항이다. 특히 교수나 강사는 학문적인 분야외에 현장경험이 많은 실무자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기존의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교육방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 에서 그들은 새로운 시스템의 변화나 도입에 빨리 적응할 수 있으므로 다른 측면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제는 대학도 사회재교육기능이 중요한 임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에 대학들은 다양한 커리큘럼과 교육방식의 노우하우를 준비해야 하며, 산업·업종별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파악해야 한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 정부의 지원정책은?
이 교수: 교육부, 노동부 등 관련부처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통합적인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의 훌륭한 교육시설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도 요구된다. 그 리고 재교육에 필요한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인프러를 구축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정부 는 시장기능에 의존하지 말고 미래를 대비한 소요인력을 예측해 양성, 관리, 지원할 수 있도 록 노력해야 한다.
장 실장: 정부는 첨단기술을 연구한 인력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줘야하며, 해외에 인력을 송 출해 능력있는 '글로벌 일꾼'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전통산업에 대한 관심을 쏟아 여기에필요한 인력들을 양성하기 위한 제도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owoa@unn.net<노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