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업대가 이번에 도입한 ‘공간조정 원칙’은 수업을 진행하는 강의실, 교수 연구실, 중앙 동아리실 등 기본 공간을 제외한 추가적 공간을 유료화해 소수의 사용자들로 인해 독점되는 공간을 줄이고 대신 적극적으로 해당 공간을 필요로 하는 구성원들에게 사용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로 도입됐다.
대학은 이미 지난해 태스크포스팀을 발족해 교내에서 사용되는 공간활용상태를 진단하고 개선방향, 배정원칙, 평당 비용측정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초과 공간에 대해 1개월 사용시 1평당 5천원으로 비용을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비용을 지불하는 구성원들의 반발을 우려해 현재는 비용부담을 90% 가량 낮춰 1개월 사용시 1평당 5백원의 사용료를 지불하게 하고 있으나 차차 30%, 50%, 100% 수준으로 부담금액을 올릴 계획이다.
대학이 내놓은 비용부담원칙에 따르면 교수연구실의 경우 대학 설치령에 따른 적정 면적 22제곱미터를 초과하는 경우 해당공간의 사용자가 학교발전을 위해 장기간 봉사했는지 여부를 판단해 비용부담여부를 검토하고 퇴임할 경우 다른 용도로 전환된다. 학과 사무실은 기존 면적 45제곱미터에 조교 및 직원수에 따라 5제곱미터씩 증가하게 되며 초과되는 면적에 대해서 비용을 징수한다.
강의실은 모든 학과 및 단과대학이 공동으로 활용하며 배정은 공간조정위원장이 최종 권한을 가진다.
현재 공간조정위원장은 김종호 교무처장이 겸하고 있다. 공간조정위원회는 강의실의 활용도를 꾸준히 평가해 이용도가 낮은 강의실은 원인 분석 후 생산적 용도로 사용하게끔 용도변경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공간조정 원칙에 대한 교수들과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기계공학과 L교수는 공간활용성 증대라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원칙에 효율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이 교수에게 공간을 할애해 주는 것에 대해 생색낸다”며 “교수들이 연구하는데 지원이 안되면 해를 입는 것은 오히려 학생”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안전공학과 L교수는 이번 제도의 도입을 반겼다. 각 학과별로 불균등하게 배분돼 있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분배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다만 현실화 되면서 발생되는 문제점들은 수정과 보완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의견은 대부분 제도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모아졌다. 문예창작학과 재학생인 K양은 “공간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필요한 공간을 계획성 있게 늘려야지 초과공간에 사용료를 부담시키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반발했다. 소규모의 학회를 운영하는 P양도 "7개 학과 20명 이상이 모여야 중앙동아리로 신청이 가능하고 따로 공간을 부여받게 된다"며 "학과 내에서 만들어진 작은 동아리나 학회는 절대 불리하다”고 말했다.
김종호 교무처장 겸 공간조정위원장은 “공간조정 원칙을 통해 학과별 단대별로 불균등하게 배분돼 있는 공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며 “공간을 공유의 개념으로 접근해 점유했던 것이라도 내놓을 것은 내놓는 등 구성원들의 양보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부담하는 사용료를 너무 낮게 책정하면 사용자들이 몰려 공간조정 원칙이 유명무실해진다” 며 “수익목적이 아니고 공유의 목적이기 때문에 너무 높게 책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비용책정문제가 난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학 측은 규정화 이후 발생되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수정과 보완을 거쳐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제도가 어떤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