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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혼란스럽습니다”
“대학평가를 언제 어떻게 실시할 것인지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입니다.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니까 이행해야 한다는 방침만 서 있을 뿐입니다”

지난달 29일 교육부 한 부서장실.

몇 십년간 교육관료로 지내 온 이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가 귀찮을 +따름이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으레 그랬듯이 이번에도 지시사항을

이행하는 시늉만 내면 그만이라는 투였다. 그는 이내 볼멘 소리로 속내를 드러냈다.

“솔직히 혼란스럽습니다.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통령이 지시사항을

하달했던 예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뿐만 아니라 실무자들도 크게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인지 이 고위 관계자는 대학평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갖고 있질 않았다.

김 대통령이 지시한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학평가를 통한

등급화’에 대해 시시비비는커녕 앞으로 어떻게 실행에 옮길 것인지조차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단지 어떤 일이든 벌이는 것 자체가 부질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물론 역대 정권이 교육관료들의 안일함을 잉태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도에 지나쳐 어떠한 대학개혁이든 무관심해 하는 +교육부 고위 관계자의 모습은 새 정부의 대학개혁도 물 건너간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벌써부터 대학개혁은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 두 사람만이 하고 있다는 말이 들리는 건 이들 교육관료들의 안일함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했다.

신일용 기자 (news@unn.net) | 입력 : 98-05-04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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