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수는 지난 3월2일부터 매일 이같은 출퇴근을 반복해 왔다. 심상치 않아 보이는 그의 일상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비롯된 것일까.
그는 '총장 및 이사장 퇴진'이라는 다소 격앙된 글귀가 새겨진 어깨띠를 두르고 있으며 텐트 뒤편 벽에는 '대학사유화 저지와 총장 퇴진을 위한 무기한 농성'이라는 프래카드가 걸려있다.
한교수는 지난 2월28일 정년을 4년여 남겨두고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학교측은 그의 재임 용탈락 사유가 무엇인지 단 한번도 밝히지 않았다.
학교 인사규정에는 '연구·봉사·교육점수 1천점 이상'을 교수 정년보장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으 나 한 교수의 점수는 1천1백점 이상이다.
"지난해 말부터 어느 보직교수가 총장을 만나보라고 지속적으로 권유하더군요. 만나서 사죄하면 일이 해결될 거라면서요. 총장에게 사과하고 말고가 재임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게 우습지 않습니까."
그는 지난 82년 9월에 계명대로 부임, 만 16년 6개월간 교수직으로 있으면서 교수협의회 활동에 적극 참여해 왔다.
"신일희 총장은 올해로 15년째 총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또 그에 앞서 무려 18년간 총장직을 수 행했던 인물은 다름아닌 지금 총장의 아버지 신태식씨였습니다. 부자가 30년을 넘게 학교에 군림 하는 것이지요."
신일희 총장은 87년과 92년 연거푸 직선을 통해 총장에 선출됐다. 특히 92년 출마 당시에는 이번 이 마지막 출마라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그럼에도 불구, 96년 총창출마가 어렵게 되자 불현듯 직 선제를 폐지, 재단임명에 의해 또다시 총장 자리에 올랐다.
"이같은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 동료교수들과 함께 항거했던 것이 이번 재임용 탈락의 직접적인 사유로 보입니다. 앞으로 저는 온갖 수모를 감수하고서라고 재단과 총장 퇴진운동을 끝까지 벌여 나갈 것입니다."
학교 문앞에 텐트를 치고 앉아 농성을 하거나 유인물을 돌리는 그의 일상은 이미 교수의 일상이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그는 투사가 돼 있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백발이지만 '투사'로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은 '새내기'인만큼 대단한 열정을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