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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교육개혁 시리즈(6)> 대학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 - 급변하는 남북관계에 걸맞은 '통일교육' 절실
남북한이 최근 합의해 공식 발표한 '6월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근현대사에 일찍이 없었던 쾌거로 기록될만 하다. 다소 성급한 전망일진 몰라도 새천년이 시작되는 올해에 남북한 양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하지만 통일시대에 대비한 우리 대학들의 통일교육 수준은 어떤가. 일각에서는 각 대학의 통일교육이 반공의식을 세련되게 포장하는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대학생들 중 적지 않은 숫자가 통일에 대해 고민조차 하지 않는 실정이다.

가까운 미래에 통일이 불가능하다손 치더라도 급변하는 남북관계에 걸맞은 통일교육은 반드 시 필요하다. 이에 본지는 대학가 통일교육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통일교육의 발전 방향을제시한다. <편집자>

분단 이래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6월 개최될 것으로 확정됨에 따라 통일교육에 대한 대학가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그 관심의 차원을 넘어서는 제반 노력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북한 및 통일 에 대한 국내 대학들의 연구·교육의 규모와 수준은 급변하는 남북관계 변화의 추이를 따라 가지 못할만큼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학부과정에 북한학과가 설치된 대학은 고려대, 동국대, 명지대, 조선대, 관동대, 선문대 등 6개 대학에 불과하다. 연세대, 서강대 등 몇 개 대학이 특수대학원 과정에 북한학과를 개 설하고 있으나 그 대부분이 전임교수를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며 경남대 특수대학원 단 한곳만이 전임교수를 두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이 교양과목으로 북한 및 통일관련 교과를 개설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들 강좌는 '세련된 반공의식'을 설파하는 선에서만 그치고 있어 변화무쌍한 남북관계와 통일에 대비한 정서와 의식을 함양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강성윤 동국대 교수(북한학과)는 "국내에 북한관련 박사학위 논문 수가 1백50여편에 이르기 때문에 북한관련 연구가 미흡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각 대학이 시대상황에 맞는 통일교육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시급히 교육과정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북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대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정부와 각 대학 차원에 서 세밀하고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듯 각 대학은 통일교육에 대한 올바른 방향각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교육을 관장하는 정부기구인 교육부는 어떠한가. 단적으로 교육부는 통일교육에 대한 대학가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남북정상회담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학생들의

공감대와 의지를 확산하는데 커다란 전기가 마련됐다"며 크게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를 위해 정보화교육이나 남북한 언어 동질화 등에서 북한과의 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해나가겠다는 계획까지 내 놓았다.

이와 관련해 김조녕 학교정책실장은 "오는 9월까지 통일교육의 방향과 지도내용, 북한실상, 통일교육 프로그램 등을 담은 교사용 통일교육 자료를 CD로 개발, 보급하는 한편 교과서의통일교육 내용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그는 "통일교육 기본계획을 수립, 전국 시·도교육청에 시달했으며 이에 맞춰 각 학 교에서는 재량활동이나 특별활동 시간 등을 활용, 통일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전쟁기념관 등 안보현장 견학, 통일축제 등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북한의 실상 제대로 알기 교육 △통일관련 사생대회나 선상토론회 등을 겸한 금강산 방문 사업 △통일에 대비한 교육제도 정비와 북한과의 교육교류 및 협력증진 방안 모색 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야심찬 포부까지 밝혔다.

이종서 교육정책기획관도 "남북통일에 대비, 학제 등 교육제도를 어떻게 정비하고 교육과정

을 어떻게 운영할지 등에 대해 독일의 사례 등을 분석하는 등 광범위하게 연구하고 있다"고말하는 등 교육부의 통일교육 의지를 밝히려 애썼다.

그러나 이같은 교육부의 구상은 어디까지나 초·중등교육에 국한된 것일 뿐이며 그나마도 구체화 되지 않은 상태여서 실행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대학의 통일교육에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남북관계가 급진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통일교육과 관련해서 교육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게 사실"이라며 "대학의

통일교육은 대학이 자체적으로 알아서 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비교적 솔직한 고백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일교육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대학의 몫으로 남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제 각 대학은 북한 실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기반을 둔 바람직한 통일관을 학생들에게 정립시키기 위해 어떻게 통일교육을 수행해야 나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처지이 다.

이에 대해 북한학 관련 학자들은 우선 각 대학이 자체 개설한 북한 및 통일관련 교양과목에

'팀티칭' 등의 교수법을 동원해 학습효과를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연세대, 한양

대, 중앙대 등이 이같은 교수법을 동원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 다.

또한 북한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에서도 전공교과에 북한 및 통일 관련 사항을 도입시키려는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정치학 등 사회과학 분야에서 북한관련 사항을 전공과목으로 다루는 예는 있으나 기타 인문 학이나 이공계, 예체능 분야에서는 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심리학과의 경우 '북한 주민의 심리학'을 전공과목으로 개설하거나 음악

대에 '북한 음악의 이해'를 전공필수 내지 전공선택 과목으로 설치하는 등 다양한 전공분야 에서 과감한 교과개정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같은 교과개정 노력만으로 통일교육이 바로 서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대학당국, 나아 가 정부차원의 정책적 배려 없이는 모든 게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만길 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은 "각 대학당국은 학생들의 통일운동 관련 동아리 활동이나 학생회 차원의 방북 학술교류 활동 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교 육부도 대학 통일교육 부문에 대한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신일용 기자 (news@unn.net) | 입력 : 00-04-21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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