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29일자로 임용기간이 만료된 대구 모대학 L교수(44·마케팅정보학)는 "아무리 생각 해봐도 재임용에서 탈락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토로한다.
이 대학에서 올해 재임용 심사 대상에 오른 교수는 총 15명. 이 가운데 오직 L교수만이 재 임용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썼다.
대학본부 측에 탈락 이유를 밝혀 줄 것을 요구했지만 L교수에게 날아온 답변은 '학교규정에 따른 결과'라는 것 뿐이었다.
"기획처장을 만나서 규정집을 보여 달라고 했는데 그마저도 허락하질 않더군요. 18년간 근
무하면서도 전혀 알지 못했던 규정 때문에 교수직을 빼앗기다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대학이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려면 6개월 전에 이를 본인에게 통보 하고 구체적 탈락 사유를 밝힐 것을 의무화 한다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일부 대학이 재임용제도를 교수 문책수단으로 악용하고 있음을 감안, 교수인사의 공정성·객관성·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처럼 결정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었다.
"그저 총선용으로 내놓은 선심성 정책이 아닌가 싶어요. 현재 교육부에 재심을 요청해 놓았 지만 그동안의 반응으로 봐서는 그다지 기대가 안됩니다"
L교수가 근무하던 대학의 법인이사장 K씨는 현재 건축비리에 연루돼 도주 상태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본업이 건축업자인 K씨는 지난해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교수 개개인에게 1천만원씩 대출을 받아 올 것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L교수를 위시한 몇몇 교수 들이 이에 반대해 K씨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게 밉보였는지도 모르죠. 또한 K씨는 전재단과 내통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대학내 모든 교수들에게 받은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저는 거부했습니다"
되짚어 보니 L교수는 재단의 명령(?)을 2번이나 어겼다.
"부모님이 병상에 계시고 아이들도 아직 어려서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할 처지입니다. 하 지만 그에 앞서 교육자로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