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14일에는 50여명의 학생들이 "현 이사진과 권순경 총장 권한대행에 의해 좌우되는 학사운영체제를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며 +총무처, 교무처, 사무처, 학생처 등이 있는 행정동 1층을 점거, +학사행정을 사실상 마비시키는 등 사태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교수와 학생들은 "현 이사진이 퇴진하고 관선이사가 파견되어야 하며 한상권 교수는 즉각 복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렇지 않을 땐수업거부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 때문에 덕성여대 사태는 자칫 장기화될 조짐이며 박이사장 퇴진에만 +집중되었던 교수와 학생들의 활동이 '교육부 각성' 내지는 '교육부 장관퇴진' 운동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박이사장에 대한 임원취임 승인 취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교수와 학생들은 일단 환영하고 있다. 재단의 대학행정 간섭 문제와
관련해 이사장을 해임한 것은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박이사장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은 것이 화근을 남겼다. 서명원 전 교육부장관 등 6명의 이사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와 더불어
"박이사장 해임 후에도 학내분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 전원에 대해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혔을 뿐이다. +결국 교육부가 사태 해결의 책임을 재단과 학교측에 떠 넘겨 놓은 +상황이다. 일면 강경해 보이는 교육부 입장의 이면에는 '사학내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박이사장이 잠시 물러났을 뿐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고 보는 교수와
학생들은 한결같이 '이사진 퇴진과 관선이사 파견' '권순경 총장 권한대행 퇴진과 민주총장 선출' '한교수 즉각 복직' '현 보직교수 해임'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는 현 이사진과 권총장 권한대행이 여전히 박이사장의 영향력 하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박이사장은 해임된 상태임에도 시내 모 호텔에서 임시이사회를 주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이사장 측은 현재 교육부의 조치에 반발하여 법적 대응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이사진은 그동안 박이사장이 행한 독단적인 학사운영에 적극
동조했던 사람들이다. 또 김용래 전 총장 사퇴 후 권한대행을 맡은 권순경
교수는 지난 90년 성낙돈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켰을 때 인사위원장을 지냈던 사람으로 박이사장의 심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보직교수 +자리에도 박이사장의 지휘아래 김 전총장 퇴진운동에 주력했던 교수들이
그대로 앉아있다. 김 전총장은 지난 9월 "상상을 초월하는 재단의 간섭이 +자행되고 총장의 권한이 전무한 상황에서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없다"며 총장직을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덕성여대는 교문 입구에서부터 학내 곳곳이 '관선이사 파견'과 '한상권
교수 복직' 등의 구호로 뒤덮여 있다. 수업거부 2주째를 넘기고 있는 학내 분위기는 교육부의 박이사장 임원승인 취소 발표 이후 한껏 고조되어 +있다. 지난 13일에는 총학생회 주최로 승리(?)를 자축하는 문화행사까지 펼쳐졌으며 이 행사 프로그램 구성에는 교수들까지 동참했다.
이밖에 장기간의 수업거부에 따른 수업 결손을 대체하기 위해 교수와 학생들이 협조하여 '공개강의'를 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재임용 탈락한 한상권 교수도 4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논문지도' 수업을 하고 있다.
공병호 교수(교양학부)는 "명분이 확실한 싸움인 만큼 승산이 있다"며 "박이사장이 다시 돌아오더라도 두렵지 않을 정도로 우리들 모두가 자신감에 차 있다"고 말했다.
박 모양(국문3)도 "학생들이 교육부 발표 이후 '하면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졸업반을 제외한 학생들의 70% 가량이 수업거부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수농성을 주도하고 있는 박병완 교수(국문학)는 "사립학교는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며 "현 +이사진이 명예롭게 자진사퇴하고 관선이사가 파견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