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대학행정

목록
프린트 스크랩
[아웃사이더 스토리] 모교 해체 주장, <서울대 지구과학교육> 홍은광군
어제는 '일류병 환자'였지만.. 오늘은 '실천적' 아웃사이더

"우리나라 대학교육이 올바로 서기 위해서는 서울대부터 손질해야 합니다. 서울대를 완전 히 해체하고 국.공립대를 통폐합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학개혁 방안일 것입니다."

'서울대 해체'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은 교육학자나 행정가가 아닌, 94년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에 입학했으나 학점 미달로 제때에 졸업을 못하고 현재 5학년(?)에 재학 중인 홍 은광군(24).

그는 나라 전체를 일류병 환자가 가득한 입시지옥으로 만든 주범 가운데 하나인 서울대를해체하는 운동에 서울대생 스스로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교를 폐쇄하자는 주장에 선뜻 동의할 서울대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래서 그는 더할 나위 없는 서울대의 '아웃사이더'이다. 한때 일류병 환자(?)였던 홍군은 학과공부보다는 사회 와 인간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 학생운동에 몰두, 4.3점 만점에 1점대 이상의 학점을 받아본 적이 없다.

자타가 공인하는 '골수 운동권'이었던 그였지만 96년 연세대 한총련 사태를 겪으면서 심경에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경찰과 대치한 상태에서 종합관 옥상에서 며칠 밤낮을 보냈습니다. 결국 연행됐다가 풀려난 후 스스로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됐습니다. 대학생, 그것도 서울대생이라는 나

의 존재에 대한 성찰을 하게됐던 것이지요. 또한 학생운동은 생리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했습니다."

이 같은 고민에 따라 그는 '장차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학력주의를 철폐하는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학력주의의 최대 수혜자인 서울대생이니까요. 서울대 해체 운동은 서울대생이 해야 설득력이 있으리라 생각했던 거지요."

그는 이때부터 비로소 공부에 몰두했다. 교육학에 관련된 수십 권의 단행본과 학위논문을 독파한 것은 물론, 교육관련 단체의 각종 공청회에 패널로 참가하여 대학개혁에 대한 자신 의 주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그는 자연스럽게 대학개혁 방안을 정립하게 됐다고 한다.

그가 주장하는 대학개혁 방안은 대학의 기능별.영역별 특성화, 국.공립대 통폐합 등 고등 교육 체제의 전면적인 개편, 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행.재정 체계 개혁, 학문의 육성.발

전을 위한 학문발전정책 수립 등이다. 아직은 정연한 논리를 갖추지 못한 수준이지만 학력 주의 철폐와 대학개혁에 대한 남다른 의지만큼은 어느 전문가보다 강하다. 따라서 그는 우 리나라 교육계를 매우 냉소적으로 바라본다. 스스로 주류임을 내세우면서도 교육개혁에 대

한 아무런 실천적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거나 행정편의주의에만 매몰되어 있는 교육학자와 행정가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렇듯 대학교육이 정상적인 궤도를 이탈해 있는 한 그는언제까지나 실천적인 아웃사이더로 남을 작정이다.

"내년에 대학원에 진학하여 교육행정을 전공할 생각입니다. 학력주의 철폐 운동을 벌여나가기 위한 이론적 소양을 쌓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집에서는 행정고시 준비를 종용하지만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기득권 세력이 되어 가지고서야 어디 학력주의를 철폐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지금도 서울대에 대한 반격을 모색하고 있다. 다행히도 서울대 내에는 그와 뜻을 함 께 하는 학생들이 몇몇 있다. 올 가을쯤에 그들과 함께 서울대 정문 앞에서 서울대 교문을해체하는 퍼포먼스를 열어 볼 계획이다.

'서울대 해체' '국.공립대 통폐합'이라는 그의 주장이 지금 상황에선 힘없는 메아리에 그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질적인 학력주의의 병폐가 사라지고 대학교육이 제자리를 찾게 되는날이 오면 홍군을 교육혁명가로 기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신일용 기자 (news@unn.net) | 입력 : 98-08-31 오후 12:05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