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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가 말하는 북한 대학의 축제문화
북한 대학의 축제문화를 알아가는 과정은 녹녹치 않았다. 통일부와 국정원 등 관계기관을 비롯, 각 대학에 설치된 통일·북한관련 연구소 등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북한대학의 축제와관련한 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북한에서 대학을 다닌 경험이 있는 탈북자를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이 탈북자

를 만나기까지도 국정원, 통일부, 하나원(통일부 산하 탈북자 수용시설), 북한이탈주민후원

회, 경찰서 정보과 등에 수차례 취재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의 번거로움을 감수해야만 했다.

지난 4일 어렵사리 전화통화에 성공한 김민철 군(25·가명)은 수도권에 위치한 K대학 경영학부에 올해 입학한 '00학번' 새내기였다. 그는 지난 97년에 탈북했으며 북한에 있을 때는 나진·선봉시 인근에 있는 지방 단과대(4년제)에서 '석탄화학'을 전공했다.

남한의 대학생활을 2개월 남짓 경험한 김군은 "총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축제를 준비하고 학

생들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참여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게 북한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북한 대학에는 남한의 대동제에 견줄만한 축제문화가 없다.

김군은 "다니던 대학에서 매년 개교기념일을 전후로 해서 3일간의 행사가 치러졌는데 굳이 따지자면 이 행사가 바로 축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총학생회장에 해당하는 '연대장'(북한에서는 각 대학을 군대조직처럼 편성하고 있 는데 1개 대학은 1개 연대가 된다)이 '사로청' 등 기관의 사정승인을 받아서 개최한다.

개교기념일을 전후로 한 이 행사(축제)는 크게 3가지 형식으로 치러진다. 우선 대학의 '당비 서'(기획처장 역할을 하지만 노동당에서 파견된 인사로 실질적인 대학운영권을 행사한다)가 주도하는 '정치행사'가 있다. 이 행사에는 전교생과 모든 교직원 및 학장(총장)까지 참여하며주로 대강당에서 치러진다.

그리고 축구, 농구, 배구 등 구기종목을 위주로 한 '체육행사'가 벌어진다. 이는 우리나라의체육대회와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각 '서클'(북한에는 동아리라는 용어가 없고 서클을 그대로 쓴다)이 준비한 각종공연이 펼쳐지는 '문화행사'가 있다.

김군은 "이들 행사에는 전교생 및 교직원이 의무적으로 참여한다"며 "행사 마지막날에는 각

종 시상식도 있기 때문에 남한 대학의 축제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김군은 남한에서의 대학생활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직 생활한지 얼마되지 않 아 뭐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학생이 수강과목을 스스로 결정해 수강신청을 하고 매 수업 시간마다 강의실이 달라지는 게 이채롭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대학 교무과가 편성해 주는 과목대로 수업을 받으며 학생들은 일정한 교실에 상주하면서 강의를 듣는다고 한다.

신일용 기자 (news@unn.net) | 입력 : 00-05-08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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