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김병준(金秉準) 전 교육부총리가 물러난 이후 보름이 지났지만 새 부총리는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러 명을 대상으로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몇 배수라고 할 정도로 후보군이 압축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통상적인 장관 인선 과정에 걸리는 시간보다 지체돼, 부총리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한 관계자는 "인선에 정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김병준 사퇴 파동 후폭풍'에 따른 것이란게 대체적 해석이다.
김 전 부총리를 '낙마'시킨 교수 사회 논문 문제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검증 과정도 그만큼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명망있는 몇몇 교수 출신들은 이 기준에 걸려 일찌감치 후보군에서 탈락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정태호(鄭泰浩)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후보자로 떠오른 어떤 분들은 논문에 문제가 있고, 또 어떤 분은 아예 사양해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민들의 높아진 기대 기준에 맞추다 보니 그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지난 8일 교육부를 찾아 김병준 전 부총리를 퇴진시킨 여론을 염두에 두고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당연시하고 흠이 되지 않았던 것들이 새로운 기준이 설정되고 있다. 이것을 수용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보다 엄격한 검증기준 적용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교수들의 경우 김병준 전 부총리와 동일한 기준으로 검증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때문에 교수 출신의 부총리 발탁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새 논문을 제출할 때 기존 논문의 일부를 발췌.인용하는 등의 행위는 학계의 오랜 관행이라는 이유에서이다.
노 대통령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학교육 개혁'이란는 과제를 추진할 전문성과 행정력을 겸비하고, '도덕성 검증'을 통과할 후보를 골라내는 것이 쉽지 않은게 청와대의 고민이다.
한 관계자는 관료 출신의 발탁 가능성에 대해 "차단하고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쪽으로 간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다각적으로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관료 출신의 발탁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교육전문가로 교육부 차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1999∼2000)을 지낸 조규향(曺圭香) 방송통신대 총장, 전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서범석(徐凡錫) 전 교육부차관이 거론되고 있다.
또 산자부 장관 시절 교육부총리 물망에 오른 적이 있는 이희범(李熙範) 무역협회장도 거론되지만 무협회장으로 부임한 지 6개월밖에 안된 점이 변수이다.
정치권에서는 개혁에 무게를 두는 차원에서 진대제(陳大濟) 전 정통부장관과 오영교(吳盈敎) 전 행자부장관의 발탁설도 거론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행정력을 높이 사 김인세(金仁世) 부산대 총장, 이경숙(李慶淑) 숙명여대 총장 등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2주 일정의 유럽과 미국 순방을 위해 내달 3일 출국할 예정이어서 내주중으로는 부총리 인선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때문에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대체적인 인선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