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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산학협력 어디까지 왔나①대학-기업 간 신뢰가 성공 밑거름
과거 - 대학'인력 양성', 기업'제품생산' 각각
현재 - 현장캠퍼스`사내대학```학교기업까지
참여정부의 과학기술혁신, 지역균형 발전정책에 따라 해당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한 산학협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산업인력 수요에 기반 한 인력양성사업,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기업수요에 맞춘 연구개발에 막대한 국가 자금이 투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책이 대학 경쟁력 강화와 이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라는 당초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참여주체인 기업과 대학간 불신이 여전하며, 교수 평가제 개선, 교과과정 개편 등 대학입장에서 바꾸어야 할 것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은 울산대학교와 공동으로 5회에 걸쳐 지금까지의 산학 협력 내용을 살펴보고 향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급변하는 세계사 흐름 속에서 앞으로의 산학협력이 추진돼야하는 방향과 이의 성공을 위해 대학과 기업, 정부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외국의 성공사례 등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아침 8시 30분. 이오형 목포대 교수(생명과학부)의 연구실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연구 개발한 ‘비타민 강화 고영양 청국장’ 광고 카피를 급히 만들어 인쇄소로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마침 이날은 학부강의 마저 오후까지 잡혀 있어 아침도 거른 채 연구실로 가는 길이다.

이 교수는 지난 2002년 12월 ‘창세’(대표 최응)라는 기업에 이 기술을 이전 했다. 2년간 무료, 이후 3년간 총매출액의 3%를 받기로 했다. 물론 함께 연구했던 제자들이 이 곳 연구원으로 취업했다. 이 업체는 당시 월 매출액이 1백만 원 미만이었으나 기술이전으로 월 매출을 3천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현재는 홍보문제로 매출이 답보상태다. 식약청의 광고제한 지침을 잘 몰라 홍보에 어려움이 많다. 이러다간 기술 이전료를 받기는커녕 업체 폐업으로 기술이 사장될 판이다. 이 교수는 요즘 ‘전문 경영 컨설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오형 교수의 일과는 현재 진행형의 산학관계가 과거와 어떻게 다른지 생생히 보여준다. 물론 과거 시점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대학이 인력을 양성하고 기업이 이를 채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어쩌면 매우 단순했던 관계에 비하면, 지금은 매우 복작하고 혼합된, 때로는 대학과 기업의 구분조차 모호한 형태로까지 변모했다고 할 것이다. 이는 또 전통적인 대학교수와 학생의 지위와 역할에 변화를 주고 있기도 하다.

다시 말해 과거 산학협력이 각자 전통적인 역할을 바탕으로 자신의 영역에서 스스로 몫만을 간섭 없이 추진해 왔다면, 지금은 대학과 기업이 상호 공유하고 통합하는 단계로 나아가면서 여타 주위환경의 변화마저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현장캠퍼스와 사내대학이다. 동명정보대는 학생들을 기업체에 파견해 실무교육을 시키는 현장캠퍼스와 기업현장에 교수가 파견돼 직원을 교육하는 사내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아예 교수들을 산업계 출신으로 임용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한밭대의 경우 현재 산업계출신 교수비율이 46%로 5년 후에는 6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개별대학이 아닌, 인근지역의 대학들이 공동으로 지자체와 연계해 전략산업을 설정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강원대 원주대 강원전문대 등은 강원도와 함께 생명·건강혁신 클러스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들 대학들은 관련분야의 고가의 장비를 인근 기업과 함께 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체제를 산업계에 밀접하게 바꾸는 대학도 있다. 울산대 등은 지역 기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형성 특성화학과를 육성하는 한편, 산업체 위탁과정 도입 등 교육체제개편을 꾀하고 있다.

영남대 등처럼 캠퍼스 내에 테크노파크를 조성하고, 여기에 기업들을 입주시켜 산학협동을 한꺼번에 하는 곳도 있다.

특히 올해 2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각 대학 안에는 지적재산권과 취득 및 사용과 기술이전 등을 수행할 법인격의 ‘산학협력단’이 설치됐다.

또 기업·정부출연기관과 공동운영하는 ‘협력 연구소’도 설치됐으며, 교육과정 관련 상품생산과 용역, 판매가 가능한 학교기업이 운영중이다.

그러나 산학협력의 획기적 외형적 변모에도 불구하고 저 밑바탕에는 아직도 대학과 기업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한 중견 간부는 “현재 정부와 대학의 요구로 인턴 십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 이들에게 시킬만한 일이 없다. 인턴 기간이 끝나고 나가 혹시 나쁜 소리할까 그나마 조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학 일부 시각 역시 기업을 바라보는 것은 불편하기 마찬가지다. 한양대의 한 교수는 “기업에서 주장하는 대학 교육의 부실도 문제지만, 애써 키워놓은 인재를 연구직이 아닌 관리직으로만 활용하거나, 연구 논문한편 읽지 못하게 하는 기업 환경도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학과 기업간의 이러한 불신은 새로운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박원주 산업자원부 산업인력팀장은 “얼마 전 국내 굴지 전자업체에 국내 유수의 대학과의 새로운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거절당했다, 하는 수 없이 미국 대학을 동참시켜 사업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산학협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주체 간 불신을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대학과 기업 특성에 맞는 세밀한 정부정책이 요구되며, 교수평가제 개선 등 대학 내부의 시스템 정비도 시급하다는 평가다.

이오형 목표대 교수는 “강단에 처음 섰던 83년과 비교할 때, 창업보육센터 등 지원 기관도 대폭 늘었고, 기술자문을 구하는 기업의 발걸음도 잦아졌다. 그러나 중소기업과 대기업 등 각기 파트너가 다른 만큼 이에 따른 고충의 유형도 차이가 나는데 이를 조정할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종진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수석연구원도 “대학교수의 연구업적 평가기준에 산학업적, 벤처창업 운영, 창업보육센터 활용, 창업지원 활동 등 산학협력활동에 가산점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수 한국산학협동연구원장(전남대 교수)는 현재 산학협력 각 주체들은 독자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기업과 대학이 서로 역지사지하는 태도로 대화를 통해 이를 극복해야하며, 정부는 이를 위한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송찬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4-10-11 오전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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