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물망에 오르겠지만, 아마도 광운대 박영식 총장이 강사로 손에 꼽히지 않을까.
그는 우선 우리 사회 민주화 상징인 직선 총장 1호다. 그 것도 학생 수 3만 명의 연세대 총장을 역임했다. 그는 현재 학생 8천명의 작지만 특성화된 광운대에서 대학사회에서는 보기 드물게 학교 구성원의 신임을 얻어 총장 재임 임기를 막 시작했다.
그가 처음 광운대 총장으로 오게된 것도 강사 후보 자격에 해당한다. 신문을 통한 공모 광고를 보고 총장 후보에 응모하고, 총장선출위원회를 통해 간접선거 방식으로 총장이 된 것이다. 이쯤 되면 교육정책 총수인 교육부장관을 맡은 전력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될듯싶다.
어쨌든 그는 학문과 지성의 상징인 한국 대학의 '총장'에 대해 감히 말할 자격이 있다고 하겠다.
우선 대학사회 현안인 '개혁'에 대해 박 총장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들어보자.
"65년-85년까지는 성장의 시대였다. 대학도 기업도 경제도 팽창했다. 그러나 85년을 기점으로 조정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뭔가 바뀌어야 하는 시점. 그때 '개혁'이 나왔다. 경제 노동쪽은 비교적 개혁이 잘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대학만은 개혁이 용이치 않다."
대학마다 특성화 광역화하고 있지만 이마저 잘 안되고 있다는 것이 박 총장의 생각이다. 여기에 가장 큰 장벽은 교수사회다. 교수사회는 보수적 집단이다. 교수라는 직업은 안정적 직장이다.
타국을 갖다와도 지도교수를 하늘 모시 듯 십 수년을 해도 되기 어려운 것이 대학교수다. 그럼으로 교수가 된 다음에는 안정을 절실히 원한다. 이런 보수사회를 개혁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박 총장은 대학개혁을 위해서는 총장이 앞장서 교수들에게 시대의 흐름, 교육개혁안을 내놓고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수들은 지식인들이기 때문에 논리가 있으면 반드시 따라온다.
박 총장은 매학기 개강과 종강 2번 교수회의를 개최해 교수들에게 학교상황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대학개혁의 핵심과 그 중심에선 특성화에 대해 물었다.
박 총장은 특성화와 관련 자신이 몸담고 있는 광운대 예를 들었다. 특성화는 대학의 재원을 한쪽으로 모는 것이다. 때문에 비특성화 분야의 반발이 심하며, 이는 자칫 대학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기에 총장의 결정에는 늘 보편성과 합리성이 따라야 한다.
예로 광운대는 특성화된 대학이다. 1962년 국내 최초로 전자공과대학으로 출발했다. 광운대 역사와 전통과 연결된 전자정보 특성화에 학내 동의를 얻는 것은 쉬웠다. 박 총장은 특성화는 한 대학의 경우 적어도 2개 부분은 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다음은 인문사회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미소로만 답했다.
대학개혁의 핵심에 대해서는 첫마디가 '교육의 질 향상' 이었다. 그리고 적어도 교수대 학생수 비율이 미국처럼 1:10은 돼야 경쟁력이 생기며 이를 위해 전임교수 확보를 늘려야 하며,
대학의 재원을 건물 짓기보다 교육프로그램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이야기를 돌려, 최근 박 총장의 총장 연임 과정, 그가 생각하는 총장 선출문제를 통해 이 시대 총장의 현주소를 확인해 보자.
"신문에 총장 초빙 광고를 보고 처음 광운대 총장 후보로 지원했다. 이 대학이라면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처럼 비교적 공익화 된 대학, 선진국 수준의 대학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총장선출위원회' 인터뷰서 '재원을 얼마나 조달할 수 있는지' 빌문을 받았다. 난 대답하지 않았다. 그 후로 4년 뒤인 올해 9월 같은 인터뷰에서 나는 교육관 5백 평 규모의 교육관을 짓겠으며, 총 예산 1백50억 중 50%는 교비로 나머지는 외부에서 충당하겠다고 약속했다."
광고를 통해 총장 후보를 지원한 박 총장이기에 연임도 당차게 추진했다. 그에 따르면, 대학의 운영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생각할 때 총장의 4년 단임은 짧다. 미국 독일 대학들도 다 연임을 한다. 미국 총장 평균 재임은 13년 6개월이라고.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재임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아마도 독재, 장기집권을 연상하는 탓일 게다.
그는 총장 선출과 직선제와 간선제를 모두 경험한 입장에서 이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직선제는 대학사회를 황폐화시키고 정치판화 시키는 모습이 좋지 않았고, 현재 시행중인 간선제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간선제와 이사회 권한을 절충한 가령,
재임여부는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재임되지 않아 총장 공석일 경우 간선제를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간선제라도 내부 구성원이 후보로 나서지 않고 외부인사만으로 후보를 구성해야 한다고주장했다.
박 총장은 최근 대학총장의 역할 중에서 대학경영 ·경제 부분이 강조되고 있는 것 같다며, 총장은 학식과 덕망을 갖춘 데 더해 운영 능력 등 많은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재원 조달은 '기브앤 테이크'에 따라 기업과 대학간 이해가 맞아야 하며, 이런 상황에서 규모 큰 대학은 재원조달이 쉬운 반면, 소규모 대학은 총장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학유형과 관련해, 현재 대학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공립대, 교주(校主)가 운영하는 사립대, 주인이 없어 대학 구성원과 사회 모두가 주인인 공익대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박 총장에 따르면, 특히 교주가 운영하는 사립대는 전체 사립대의 90%로 이들 대학이 공익대로 가야만 대학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또 총장의 유형도 이들 대학을 기준으로 예산은 국가에서 짜지만, 경영은 소신 것 할 수 있는 국공립대 총장, 교주가 학교에 모든 일을 관할하고 얼굴마담 역할을 하는 간판형 총장, 그리고 공익대학에서 교수와 협의해 예산과 학교운영을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총장 등 3가지로 나누고, 바람직한 총장형으로 공익대 총장을 꼽았다.
한시간 동안의 박 총장의 수업을 듣고 이런 질문을 했다. "왜 광운대에서 총장을 영입하고 재임시켰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박 총장의 대답은 솔직하고 명쾌했다.
"외풍을 막아주고 대학을 안정시키며, 재원을 원활히 끌어올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약속한 것을 지켰고, 스스로도 학교를 안정시키고, 이미지를 세운 것에는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