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들 행사 속내를 들여다보면, '속빈강정'이라는 말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대개 1회성에 머무는 행사가 많고, 항공료까지 대주면서 어렵게 초청한 외국 학자들은 대회장에 얼굴 비추기 무섭게 자신의 나라로 간다. 행사는 의례 준비하는 몇몇 교수 직원 학생 몫이다.
계명대가 지난 16일∼19일까지 동교에서 개최한 퇴계 이황 탄신 5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는 대학 국제행사 개최와 관련 시사해 주는 바 크다.
대학 구성원은 물론 지역단체가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다소 지루해지기 쉬운 학술행사에 문화행사를 병행한 것은 새로운 시도로 돋보인다.
행사에 자매결연을 맺은 외국대학의 대표를 초청해 국제 교류행사로 격을 높인 것은 신선하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추진하는데 중추 역할을 한 계명대 김혜순 교수(사회
학, 국제부장)를 만났다.
-행사가 끝났는데 만족하는가?
"이번 학술대회는 계명대 한국학 분야 특화 작업 일환으로 기획됐다. 계명대는 1970년 한국학 연구소를 세운 이래 30여 년간 한국학의 세계화를 추진해 왔으며,
한국학 특화를 통해 대학의 국제화를 모색하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한국학을 민족 우월성을 입증하는 국학차원이 아닌 객관적 학문인 지역학으로서 한국학을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였다.
세계적 한국학 학자 참여로 대회 위상에 중량감을 느낄 수 있었다. 대체로 만족한다."
- 외국인 학자들 논문 모집 및 심사는 어떻게 했는가?
"공모를 통해 응모한 논문 중 학술대회 조직위원회 논문심사위원회 소정의 심사를 거쳐 학술대회 행사 취지에 적합하고,
주제와도 부합되는 논문을 선정하였다. 이번 학술대회의 공식 언어는 한국어와 영어였다. 국제적 학술지로 인정받고 있는 'Acta Koreana' 발간 주체여서 외국인들에게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적었다. "
- 참석자들의 반응이 대체로 좋은 듯 하다. 행사가 다양했는데.
"한국학 학술행사임을 최대한 활용해 국내외 한국학 학술자료 전시, 전통공예 작품전시 및 제작실습, 역사문화현장 답사 등을 동시에 진행했다. 또 본교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외국 대학 대표들을 초청했다.
특별행사에 음악, 미술, 체육학부가 참여했고, 가능한 교내 인적자원과 시설을 최대한 활용했다. 해당 언어를 구사하는 교직원과 학생들로 자원봉사자를 구성,
외국인 참가자들에 대한 안내를 맡겼다. 지리적 잇점을 활용, 대구와 인근지역 역사문화현장 답사와 관람을 병행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에서 열리는 각종 회의참석자를 위한 관광코스이지만, 한국학이라는 주제 때문에 단순 관광의 의미를 넘은 것 같다.
지방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이 지방이기 때문에 오히려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된다."
- 다음 대회 일정은 어떻나?
"이번 학술대회는 단발성 행사가 아니다. 지난 1997년 SATII 한국어진흥재단과 공동으로 세종대왕 탄신 600주년 기념 한국학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2003년에는 하와이 이민 100주년 기념으로, 2004년에는 개교 50주년 행사로 국제한국학 학술대회를 개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