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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투자 감소 인력유출 이공계 '총체적 위기'
경쟁력 취약 재교육 프로그램 제공 미흡
인력양성 위해 범정부 차원 체제 정비
위기의 이공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공계 인력에 대한 최고수준의 보상과 대우, 수월성 중심의 이공계 대학교육개혁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은환▪ 이갑수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이공계 인력공급의 위기와 과제’ 라는 보고서(www.seri.org)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가 과제 차원의 이공계 인력 양성 대책을 촉구했다.

이공계 위기의 원인

보고서에 따르면 이공계 위기의 최대 원인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 지위가 낮고 교육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60-70년대 파격적인 대우를 받던 이공계 고급인력 소득은 최근 대졸 초임 연봉의 경우 신용평가사가 3천5백만원, 금융업종이 2천4백만-3천만원 수준인 반면, 전자 및 IT업종은 1천8백-2천3백만 원(한국경제신문)에 불과하다.

평생소득에서도 1인 의원의 연간 순수입이 평균 2억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개업 변호사의 연간 수임료가 평균 1억8천만원(서울변호사회)인 반면, 국립 자연대 교수 연봉은 3천만원-4천만원에 그치고 있다.

사회적 지위 및 인식도 저하돼 행정 공무원 17.4%, 4급 이상의 고급공무원 중 17.4% 만이 이공계 출신이다. 30대 대기업 상장사 CEO 중 상경계열이 51.8% 인 반면 이공계 전공자는 22.8%에 불과하다.

이는 장쩌민 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7명 중 6명이 이공계 출신이고, 잭웰치(GE), 루이스 거스너(IBM) 등 미국의 대표적 CEO 들이 이공계 전공자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과학기술 투자가 일시 감소했고, 기업부도 출연연구소 개혁 등으로 인해 이공계 인력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전락한 것도 이공계 위기를 부채질 했다. 당시 민간 기업의 연구개발 총 인력은 97-98년 1년 새 14.6%가 감소했고, 박사급 인력만도 11.6%가 줄었다.

이공계 대학의 경쟁력이 취약하고, 기업의 이공계 인력에 대한 시의 적절한 재교육 프로그램제공이 미흡했던 것도 한 요인이다.

우리나라 대학 중 과학기술분야 논문 발표 수에서 세계 1백 위 안에 포함된 대학이 한 곳에 불과하고, 교수 1인당 학생 28.3명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특히 기술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산업현장과의 괴리가 여전한 교육에 기업 및 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대학 경쟁력 제고 사례

이러한 상황은 대학교육 질 제고를 위해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외국과는 대조적이다. 핀란드 헬싱키 공대는 학생들이 대부분 회사에 취직한 상태에서 학교와 회사를 오가며 공부한다.

학생들은 회사에서 일하면서 갖게 되는 의문점을 학교에서 교수들과 토론하면서 해결하며 졸업논문도 업무관련 주제로 작성한다.

일본은 경제 경영 이공학부가 협동해 ‘문리종합’이라는 학제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는데, 각 학과 학생이 학적은 그대로 두면서 재무 환경 디자인 서비스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소화토록 했다.

또 수학과 출신이 금융공학에 진출하는 등 이공계 인력의 취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 우리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은 ‘학문의 시장화’를 대학의 기본 전략으로 설정했다.

중국은 기업주도형 산학연계 프로젝트의 활성화를 통해 대학교육의 산업현장을 지향하고 있다. 또 1998년 기존의 저장대 항저우대 저장농업대 저장의과대를 합병해 통합저장대를 출범시켰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교수 감면, 합병대학 총장의 평교수 복귀 등을 통해 기업 못지않은 구조조정 성과를 이뤘다.

보고서는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확고한 의지가 결여된 채 정책혼선으로 위기를 더욱 심화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동부 교육부 산자부 등 관련부처들이 각계약진식의 정책을 구사하여 효과적 대응이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극복대안

보고서는 이공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공계 인력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총체적 위기상황의 인식이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천방안으로는 정권교체 여론 동향 등에 동요되지 말고 장기적인 플랜 하에 이공계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체제 정비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이공계 대학교육 국가연구개발 첨단산업정책 등이 수미일관되도록 정책내용과 관련 조직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행정고시 대비 기술고시 선발인력의 비율을 상향조절하고, 중등교육을 평준화 추구가 아닌 수월성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투자 확대 개방과 경쟁촉진을 통해 세계 수준의 이공계 대학들을 육성해야 한다.

세계수준 진입이 가능한 3-5개의 소수 이공계 대학을 연구중심 및 대학원 중심으로 집중 육성하고 이들 대학에 대해 정원 확대, 병역특례, 재원조달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방안도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분교 등의 형태로 해외 유수의 이공계 대학을 유치하고 국내대학과의 제휴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sanun@unn.net

송찬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2-04-01 오전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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