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국립대 특별법 마련이 임박한 가운데 열린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국립대의 수월성 저하, 학문의 실용성 부족, 면학분위기 침체, 조직과 운영의 비효율 등의 문제점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고, 대학의 설립목적이나 역할을 고려한 기능분화가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포항공대 장수영 교수(전 총장) 사회로 먼저 발제에 나선 건국대 정영섭 교수는 ‘포괄적으로 관찰된 국립대 내·외부 문제점’을 통해 국립대 조악한 현실을 날카롭게 질타해 포럼논의에 불을 지폈다.
정교수는 국민의 세금을 받아 설립 운영하고 있는 국립대학이 학문의 수월성이 낮고, 실용성도 희박하다며 면학분위기도 양호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조직과 운영도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대에 대해 “전국의 입시경쟁을 완전 독점하고, 우리나라 중등학교의 교육을 병들게 하고, 엄청난 규모의 합법·불법 사교육을 창궐케 하는 원인을 만들어냈다”고 강도 있게 비판했다. 정교수는 현재의 국립대학이 교육기본법의 교육이념이나 고등교육법상 대학의 목적에도 위배된다며 “국립학교설치령과 서울대학교설치령의 법적·교육적 근거 규명”을 촉구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울산업대 낭궁근 교수는 ‘국립대학간 역할분담과 특성화’ 방안 발표에서 국립대학의 기조는 자율성과 책무성이며, 자율성에는 평가가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궁근 교수는 서울대는 국립대 중 예외적인 대학으로, 나머지 43개 국립대는 나름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궁근 교수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학평가에서는 입학성적보다는 연구여건 등을 살펴야하며, 서울대도 학과와 학부 평가를 제대로 하고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패널토의에 나선 국민대 김동훈 교수(법학)는 발제에 대해 동의하면서 현재 국립대가 사립대와 다른 유일한 특징인 지역연계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소속을 국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국립대의 복지 역할을 강조하면서 학생선발 기준의 획기적인 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수원대 강인수 교수(교육대학원장)는 국립대는 설립경영주체인 국가가 충실하게 운영해야 하고, 사립대는 설립자가 사회적인 지원을 능력껏 받아 키워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강 교수는 국립대학이 학생선발에서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과 재정투자의 국·사립 차별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며, 정부가 국립대를 먼저 충실하게 한 뒤 재정여유가 있을 때 사립대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국립대학의 유형이나 기능분화 정책은 의회입법을 통할 때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기본권리에 해당하는 중요사항이 의회입법을 통하지 않고 시행령이나 규칙으로 시행돼 일관성이 없다는 저항이 일거나 불만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흥사단 이공훈 교육실천위원회 기획실장은 “교육에 관한 핵심 사항이 ‘대통령령’으로 운영되는 것은 국민의 기본적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고 강인수 교수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 실장은 이와 함께 사립대의 교육경쟁력 낙후 원인을 국립대에서 찾았다. 이 실장은 “인재양성을 국립대만 하는 것이 아니고 사립대학도 똑같이 경쟁하면 세계수준의 대학으로 먼저 갈 것”이라며, “사립대가 낙후된 이유는 많지만, 주로 국립대가 올라탄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국립대가 우수한 인재를 걷어가 사립대 발전을 제약하고 있다며, 게임은 공정해야 하고 국가지원과 역할분담을 명분으로 불공정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