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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불안한 동거'..차별화로 치닫나
김병준(金秉準) 교육부총리 사퇴표명을 계기로 당.청관계에 중대한 변화의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국정운영의 공동파트너라는 인식을 토대로 가급적 보폭을 맞춰오던 당.청이 이번 파문을 계기로 '차별화'의 길로 완연히 접어들고 있다는 관측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

물론 당.청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양측 모두 정치적 이해와 지향점을 달리하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하는 촉매제가 됐다는 관측이다.

이는 대선 승리 등 '미래권력'에 시선이 가있는 여당과 국정과제 완수라는 '현재권력'에 방점을 찍고있는 청와대간의 기본적 입장차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노 대통령의 레임덕과 여권의 지지율 저하, 이로 인한 정치권 재편 움직임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양측간의 원심력이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 기초한다.

변화의 또 다른 흐름은 '힘의 우위'가 조심스럽게 바뀌고 있는 점이다. 청와대가 사실상 주도하다시피 해온 당.청관계가 수평적 내지 당 우위 구도로 재정립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부총리의 사퇴는 결국 청와대의 '사퇴불가론'에 맞서 당의 '사퇴불가피론'이 관철된 것으로 평가되고, 이는 앞으로 정무.정책적 현안에서 당의 목소리가 높아질 개연성을 예고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당내에서는 당.청간 '차별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협력과 견제'의 관계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오히려 이번 파문을 계기로 '소통의 흐름'이 개선되면서 당.청간의 관계가 한층 긴밀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목희(李穆熙)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청이 서로 생각이 다르기는 했지만 목소리를 키우지 않고 '조용한 해결'을 꾀하지 않았느냐"며 "앞으로의 당.청관계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문의 성격상 당.청관계는 악화 내지 경색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이번 파문은 사실상 당.청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발전하면서 양측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졌다는게 여권 관계자들의 얘기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서로간에 대화채널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을 정도로 '감정'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양측의 갈등은 당장 현안으로 떠오른 법무장관과 교육부총리 인선에서 표면화될 공산이 크다.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인 문재인(文在寅)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기용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는 법무장관 인선은 당.청관계에 회오리를 일으킬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앞세워 이른바 '코드인사'를 강행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당은 '민심'을 앞세워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양측이 또다시 인사문제를 놓고 충돌할 경우 노 대통령의 탈당을 포함한 당.청관계의 정리문제가 공론화되고, 이는 연말 이후로 늦춰놓은 정계개편 논의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여론조사기관의 정치컨설턴트는 "대통령 탈당이 이슈화되면서 당내 친노.비노간 대립이 가속화되고, 동시에 '비노 반한' '반노 비한' 식의 정계개편 논의가 크게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청 모두 적어도 연말까지는 '계약동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당장의 파국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서로 정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있지만 그렇다고 당장 이혼은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적어도 주요법안과 예.결산문제가 처리되는 정기국회 때까지는 공동보조를 취하지만 그 이후에는 정계개편 논의와 맞물려 필연적으로 결별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벌써부터 당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연합뉴스 | 입력 : 06-08-02 오후 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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