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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중심대학 육성방안> 대학 획일적 형태 탈피 다양한 모델 필요
역할 구분 대학구성원의 동의 얻어야
한정된 재원과 역량의 효율적 투여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학의 기능 및 역할을 개편하자는 논의가 빈번해 지고 있다. 특히 정부는 대학의 체제 및 구조를 실제적으로 개편하고자 하는 정책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대학의 역할 구분은 대학교육의 본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한정된 재원 및 역량을 대학에 효율적으로 투여하려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아이디어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최근 펴낸 '연구중심대학 육성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실용적 연구추구를 중심으로 발전돼온 미국 대학체제를 점검하고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대학원 중심대학의 대안을 제시했다.

대학을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실무)중심대학으로 그 역할을 구분하고 국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대학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자는 것이 '연구중심대학 육성방안'의 골격이다.

지식을 창출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으로의 대학이 교육, 연구, 사회봉사가 애매하게 결합된 획일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여건에 따른 다양한 발전모델을 상정해 운영하자는 의미다.

정부가 대학 역할 구분론의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이 물론 미국의 연구중심대학이다. 미국의 독특한 실용주의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미국 연구중심대학에 정부와 민간재단 집중투자

미국은 수많은 대학중에서 소수의 연구중심대학이 형성됐고 이 대학들은 다른 대학과는 질적으로 다른 기능을 수행했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대학체제 내에서 연구중심대학은 탁월한 연구와 연구에 근거한 높은 수준의 교육을 실시하고자 노력했다.

또 미 정부와 민간재단은 연구중심대학들에 집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엄청난 규모의 재정지원은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미국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이와함께 미 연구중심대학들은 더 높은 수준의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대학과 경쟁을 함으로 질높은 대학원 교육을 가능케 했다.

또 연구중심대학들은 학위 수여나 실험실 운영 등의 면에서 대학원 교육단계를 학부교육과 엄격히 차별화해 학부 교육과 대학원교육이 상호 촉진적으로 작용하도록 행정체제를 개발하고 재정운영 체제를 정비했다.

미국의 연구중심대학의 형성과 발전과정은 국가의 개입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대학의 경쟁(시장원리)과 협력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 졌다.

미국의 비슷한 수준의 대학들은 교수, 학생, 연구비, 일반의 관심, 그리고 다른 많은 것들을 유인하기 위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 한다. 입학시험 하나 만으로 모든것을 결정하지 않는다.

미국 대학은 높은 보수와 더좋은 근무조건을 제공함으로써 타 대학의 교수를 스카웃하여 특채하고 있다.

학생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고, 우수한 교수를 유치하기 위한 대학간 경쟁도 활발하지 않은 우리 대학의 현실을 염두에 둘 때, 대학간 경쟁을 통한 대학 내부의 역동성을 제고하는 관행의 정착이 시급한 실정이다.

미국의 연구중심대학은 캠퍼스 공동체와 학문 공동체라는 두 축에 의해 운영되며, 이 두 축의 상호작용에 의해 교육과 연구의 질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학술단체의 활동이 미국 학술단체의 활동만큼 활발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학문공동체의 활성화 역시 연구중심대학 체제 형성을 위한 주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 경제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대학원 교육지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연구중심대학이 누렸던 재정지원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고등교육 유통개혁 긴요

조벽 미시간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교수는 '미국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본 한국의 대학원중심대학 정책과 전망'이라는 강연에서 '개혁필요성에 대한합의, 결과에 대한 합의, 그리고 개혁방법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중심대학은 모든 대학이 나눠 먹는 식이 아니고 대학의 정예부대를 뽑아서 집중육성하는 것으로 전문화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사고 방식은 어느 대학은 연구, 어느 대학은 학부, 어느 대학은 석사 이렇게 분류해서 서로 분담하게 되는 것이며 서로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개혁도 따라야 한다.

조벽 교수는 한국의 고등교욱의 문제로 유통이 꽉 막혔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문대를 거친 사람도 상위대학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입시성적이 나쁘면 다른 대학 다른 학과에 들어가 공부하다가 편입할 수 있는 방법도 열려야 병목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등교육의 연구력 향상을 위한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연구소까지 포함해서 연

구하는 인력들이 서로 옮길 수 있어야 모두 대학교수로 가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에 있다가도 연구소를 갈 수 있고 연구소에 있다해도 대학에 갈 수 있는 자유로운 유통이 있어야 산업협동연구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회만 있으면 대학으로만 옮겨가려고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와같은 인력유통 개혁에는 대학직원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금은 대학에 들어온 직원들은 영원히 그 대학 직원으로 남아 있지만 교육개혁에 있어서는 교육행정 개혁이 따라주지 않으면 실패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대학에 있는 직원들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은 자리 보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사람의 인체에 기가 잘 흐르도록 해야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설명이다.

<>전문인 교육 전문기관이 맡아야

한국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교수들의 잡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아무리 연구를 해봤자 잡무를 줄이지 않고는 좋은 연구가 나올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제적 학술 논문지가 엄청나게 많아졌고 웬만하면 다 실어주기 때문에 논문 숫자 세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며 학교는 교수들이 '시간활용계획서'대로 시간을 활용하도록 도와주고 나중에 평가할 때 시간활용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문인 교육은 전문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법대, 치대, 의대, 공대 모두 인증기관이라는 것이 있으며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때 '나는 공대 인증 기관의 인증을 거친 학과를 졸업했다'면 누구나 인정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노동부가 98년 집계한 직종 수가 40만개로 학생들이 원하는 직종과 맞는 학과를 선택해서 배우고 졸업하면 그 직종이 없어질 수도 있으며 배우는 4년 동안 그동안 존재했던 직종의 10배가 넘는 직종이 새로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과를 40만개를 만들 수도 없는 실정에서 학부제는 정말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연구중심대학에서는 학부교육을 아주 소홀히 하고 있고 연구 중심대학이 학부중심대학의 역할까지 하는 곳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연구중심대학에서는 강의는 교수의 평가 대상이 아닐 정도로 홀대를 받고 있어 분담을 했으면 분담에 맞게 노력하고 교수의 평가에도 반영되는 행정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승준 기자 (news@unn.net) | 입력 : 02-03-02 오후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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