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전안은 법학·경영학 등 응용분야의 학부폐지를 전제로 전문대학원 설립을 요구해온 인문·사회·자연대 교수들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데다 총장·학장 직선제 포기를 담고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대 교수협의회(회장 신용하) 등에 따르면 1천5백여명 교수들 가운데 교수협을 중심으로 한 상당수 교수들이 이번 장기발전계획안이 학문간의 균형적 발전과 학내 민주화에 역행하는 계획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논란은 전문대학원 도입과 현행 직선제 요소가 상당부분 없어진 총장선출방식 등 2가지 쟁점에서 비롯됐다.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안은 법대와 경영학의 경우 미국의 로스쿨과 MBA와 비슷한 형태의 전문대학원을 별도로 설치하되 기존의 학부와 일반대학원은 그대로 존치하도록 돼 있다.
총장 선출방식과 관련해서는 새로 신설될 교내 최고 자문기구인 정책심의회의와 교수의회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에서 후보 2명을 선출, 교육부에 추천하는 안과 교육부 추천에 앞서 후보에 대한 교수들의 신임투표를 실시하는 안 등 2가지가 검토되고 있다.
인문·사회·자연대 등 기초학문 교수들은 "학부를 그대로 살려두는 응용분야 전문대학원 설치는 결국 학문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 기초학문의 고사를 앞당길 것"이라며 "학부제조차 정착되지 못한 현실에서 전문대학원 설립논의는 시기상조이며 환경·행정·보건대학원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일 공청회 토론자로 나선 자연대 윤순창 교수는 "이들 전문대학원이 들어설 경우 인문·사회·자연·농과대는 초토화돼 결국 교수들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문대 허남진 교수도 "국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학에서 서울대가 아닌 대학에서도 할 수 있는 실요성 있고 사회적 수요가 많은 법학·경영학 전문대학원보다는 타 대학이 않하는 기초학문분야를 키워야 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교수들은 총장 및 학장 직선제의 포기에 대해서도 '학내 민주화를 저해하는 처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회대 송호근 교수는 "87년이후 해오던 총장직선제를 왜 다시 교육부장관에게 갖다줘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과대 안윤옥 교수도 "군대조직과 다른 대학에서 중앙집권적 총장체계보다는 분권적 운영체제가 바람직하지 않느냐"며 "학장이나 원장 선출도 총장이 하기보다는 단과대학별로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발전안에 대한 반대의견이 대세를 차지함에 따라 교수협측은 추가 의사수렴절차를 거쳐 조만간 공식입장을 표명키로 했다.
한편 이번 장기발전계획안은 오는 11월말까지 최종보고서가 작성되며 이후 총장에게 넘겨져 실행계획안을 만들어 2002년 1월부터 10년간 서울대 운영의 뼈대로 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