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대 교수협의회(회장 신용하) 주최로 열린 국립대학발전계획 대토론회에서 서울대 교수들은 학부제 실시에 따른 후속조치 미비와 교수 계약제 및 연봉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했다.
또 대학 지배구조 개혁으로 인한 교육부 통제강화 가능성 등을 비판하면서 개혁에 대한 사전준비 강화와 충분한 학내 의사수렴을 학교측과 교육당국에 요구했다.
<>모집단위 광역화 학사제도 개선긴요 = 이날 참석자들은 학교측이 대학원중심대학, 연구중심대학을 전제로 하는 정부의 지원 획득에 치우친 채 서둘러 모집단위 광역화를 시행, 학부제 도입에 따른 신입생 선발후의 교육과정에 대한 충분한 후속조치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자연대 김우철 교수는 지난 96년부터 단일학부로 신입생을 선발, 시범적으로 학부제를 시행해온 자연대의 경험을 예로 들어 일부 전공으로의 편중현상 심화와 학업성취도 저하 등 학부제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학부제의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유사 학문의 통폐합을 통한 점진적 광역화 시행 △전공결정과 변경에 대한 허용의 폭 확대 △지도교수 제도강화 △전공 없이 졸업할 수 있는 `일반학위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교수 계약제임용 및 연봉제 도입 시기상조= 교수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교육부와 서울대가 추진중인 계약제 및 연봉제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법대 권오승 교수는 "계약제 및 연봉제의 성급한 도입 이전에 급여수준 및 연구환경 개선 등의 근본적 문제에 대한 해결이 선행되야 한다"며 "연구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무리한 계약제 및 연봉제 실시는 문제의 본질을 간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교수는 또 교수의 노동시장 형성과 직무에 대한 시장가치 확립,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보된 교수업적평가제 정착 등 사전준비 미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권 교수는 정년보장을 정교수에만 한정하고, 정교수도 정년보장을 포기하면 거액의 연봉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대의 추진안에 대해서도 '교수사회내의 충분한 의견수렴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서울대가 굳이 이 제도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전면적 시행이 아닌 준비가 된 단과대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의 지배구조개혁 재검토 요청= 국립대학에 시장경쟁체제를 도입하자는 정부의 국립대학발전계획에 대해 참석자들은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성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계획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교육부와 체결한 경영계약 이행을 충족할 때만 재정자립도와 책임운영 기관화를 허용하는 것은 결국 대학의 지배구조에 대한 교육부의 통제권 강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교육부 추천인사를 포함한 외부인사가 상당수 차지하는 총장후보 선출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가 총장인사와 대학운영을 맡도록 한 교육부 안은 대학 내부 구성원의 참여과정을 축소하고 자율성과 민주성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회대 송호근 교수는 특히 총장선출방식과 관련, '총장선출에 대한 최종결정권은 학내구성원에게 있는 것'이라며 '총장의 대표성 확보 차원에서 현행 직선제를 유지하되 후보 선정과정에서 외부인사 포함, 총장연임제도 도입 등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