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성 고려대 입학관리처장은 5일 "2008학년도 2학기 수시 전형부터 각 고교 내신 시험의 교과별 표준편차를 이용해 지원 학생의 내신성적을 차등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표준편차가 작은 과목은 변별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 평균 점수 이상의 학생들 등급을 하향조정하고 평균점수 이하 학생들의 등급은 상향조정하겠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한 고교의 특정 과목 시험문제가 지나치게 쉬워 평균이 90점에 해당한다면, 95점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등급은 낮아지게 된다. 반대로 85점인데도 9등급인 학생은 등급이 높아질 수 있다.
박유성 처장은 "2008학년도 입시에서 고교간 존재하는 성적의 난이도를 동일한 척도로 조정하고, 동일한 등급 내에서의 변별력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나치게 문제를 쉽게 내거나 어렵게 출제된 문제로 변별력이 떨어진 고교에 재학 중인 응시사의 불이익을 감소시키기 위한 보정"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의 이러한 방침은 논술의 실질 반영비율을 줄이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수능을 전형요소로 활용할 수 없는 수시모집에서 내신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송인식 입학관리팀장은 "과목별 내신 차등적용은 논술시험이 기대만큼의 변별력을 갖지 못한다고 판단해 논술의 실질반영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수능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시 모집에서 논술 반영비율을 줄이면 내신만 남게 돼 이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내신 부풀리기'가 만연된 일선 고교가 학생들의 내신 관리를 제대로 해달라는 당부의 의미도 담겨있다. 송인식 입학관리팀장은 "평균점수가 90점인 과목과 30점인 과목의 평가가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보정하고, 고등학교에서도 내신을 제대로 운영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고려대 입학관리처는 "현행 논술제도가 대학 수학능력과 상관관계가 적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2008학년도 입시부터는 논술의 실질 반영률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내신 차등 적용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일부 언론을 통해 '고교간 내신 차등 적용'으로 보도되면서 '고교 등급제가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박유성 입학관리처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고교간'이 아닌 '과목별' 차등 적용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도 이날 오후 고려대가 추진하는 과목별 내신 차등적용 방침은 고교등급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