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백종국기획연구처장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최근 발간한 '대학교육' 2005년 1·2월호에 '국립대학의 구조개혁의 방향'이라는 기고에서 국립대학 구조개혁의 기본방향은 규모의 경제, 특성화, 지역균형발전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기고문은 지난해 4월부터 창원대학교와 국립대학 통합을 추진해온 책임자로서 오랜 고민과 경험을 토대로 도출된 '잠정결론'적 성격을 띠고 있어, 현재 각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학통합과 교육당국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백종국 처장은 "전국 49개 국립대학 중 특성화된 전문대학을 뺀 44개 종합대학·산업대학·교육대학을 1개권역에 1개 통합거점대학으로 묶어야 한다"면서 "10개 거점국립대학을 중심으로 권역별 국립대학 대통합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백종국 처장은 최근 부산대가 부산지역 국립대학 통합방안을 발표한 것을 의식한 듯, "부산대·부경대·해양대·교대·밀양대를 합치면 2004년 12월 기준으로 교수 1천9백35명, 직원 1천1백99명, 학부학생 5만5천4백42명이 된다"며 이는 "교수 1천5백65명, 직원 9백85명인 서울대를 훨씬 능가하는 대학이 된다"고 설명했다.
경남지역의 경우 거점 국립대학인 경상대학교를 중심으로 현재 통합논의가 진행중인 창원대·진주교대·진주산업대 등이 통합거점국립대학으로 묶이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서울대 수준의 통합거점대학들이 지방에서 나타나면 현재 한국 고등교육의 가장 큰 위협적 요인인 우수학생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가장 빠른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백종국 처장의 설명.
백 처장은 통합거점국립대학 등장의 선결요건으로 '특단의 투자'와 '특성화에 따른 국책사업 집중지원', '법제도적 기반 정비' 등을 제시했다.
국책사업 집중지원과 관련해 백 처장은 "국립대의 경우 미시적 경쟁체제와 거시적 비전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 적은 규모의 사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소규모 대학들이 장기적 전망이 어둡다 하여 대학통합에 적극적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즉, 지역전략사업 및 국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실시는 반드시 통합국립대학의 특성화와 연계돼야 하며, 특히 대학통합과 특성화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파격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법제도적 기반 정비와 관련해서는 "우선 '서울대학교설치령'을 폐지하고 '통합거점국립대학설치령'으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권역별 국립대학 통합을 달성하는 사례에 한하여 서울대와 동일한 수준의 행정 및 학사조직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 처장은 "통합거점국립대학의 성립 과정에서 국제 수준의 평가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미 그 규모로 거점대학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대학들이 한국 고등교육의 거시적 전망에 무임승차하려는 유혹을 경계했다.
백 처장은 "무엇보다 대학의 연구·교육·행정 전반에 걸쳐 국제수준의 평가시스템을 도입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면서 "특히 교수의 임용과 승진요건을 강화하고 평가의 결과를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 처장은 이와같은 방법으로 국립대학 개혁을 진행할 경우 2015년까지 적어도 3-4개 국립대학교이 세계 1백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를 '2015 World 100 Plan'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자세한 사항은 다음 기회에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백 처장은 서울대 정치학 석사, UCLA대학교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대사회연구소 연구원, 풀부라이트 교환교수, 경상대 기획부실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경상대 기획연구처장, 경상대·창원대통합공동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