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은 방위로는 동방이고, 계절로는 봄이고, 색깔로는 청색이고, 시간으로는 아침이고, 간지로는 갑을(甲乙)과 인묘(寅卯)이며 소리로는 부르는 소리이고 시작(生)을 나타내는 글자이다. 반면에 ‘금’은 서방이고, 가을이고, 저녁이고, 백색이고, 곡하는 소리이고, 경신(庚辛)과 신유(申酉)이며 안으로의 수확을 나타내는 글자이다.
음양오행설에는 상생과 상극의 원리가 있다. 갑신년이나 을유년이나 모두 ‘금’이 ‘목을’치는 해, 즉 지지가 천간을 극하는 해이다. 갑신년 한 해 동안 대통령의 말과 뜻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왜곡되기만 한 것도 바로 여기에서 그 연유를 찾을 수 있다. 천간이 대통령이고 여당이라면, 지지는 국민이고 야당이다. 갑신년의 ‘갑(申)’은 양금(陽金)에 속하고 방위로는 서남방이 되며 동물로는 원숭이가 된다. 우리나라는 축인방(丑寅方)에 속하는데 갑신년의 ‘신(申)’과 서로 충돌하는 방향이 된다. 또 이 ‘신’이라는 글자는 펴다(伸)는 뜻과 귀신 신(神)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갑신년에는 온갖 요괴와 서양 귀신들이 요동치고 발광을 하여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충격적인 일들을 겪게 된 것이다. 이 경우 지지의 신금(申)은 서양을 가리키고, 천간의 갑목(甲)은 우리나라를 가리킨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다름 아닌 남북 관계의 꼬임이고, 노대통령에 대한 탄핵이고, 신행정수도 건설법 위헌 판결이고, 4대 개혁법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벌이고 있는 이전투구식 싸움이 아닌가 한다.
2005년 을유년은 갑신년과 마찬가지로 천간과 지지가 서로 충돌하는 해이다. 그 충돌은 음과 음의 부딪힘으로, 2004년에 비해 밖으로 드러나는 소리는 별반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안으로 파고드는 서민들의 눈물 섞인 한숨소리, 빈익빈 부익부에 의한 분노와 원망의 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 같다.
‘을(乙)’은 음목이면서 경(庚)이라고 하는 강한 양금과 합화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을유년에는 미국과의 관계가 많이 좋아질 것 같고, 국내에서는 개신교의 사회적 참여와 활동이 더욱 보수화될 것으로 보인다. 을유년의 지지는 ‘유(酉)’이다. ‘유’는 음금(陰金)으로서 서방이 되고 동물로는 닭이 된다.
‘유’는 원래 술 단지를 상형한 글자로서 나아간다, 완숙하다는 뜻을 가지며, 만물이 성숙한 것을 나타낸다. 이를 통해 볼 때 을유년의 우리나라 경제는 2004년에 비해 외형적 성장은 없어도 내적으로 발전할 것 같다. 특히 금속·금융 계통 산업이나 의료기기 제조·주류에 관계된 산업 및 향락산업이 활기를 띨 것 같으며, 금값도 어느 정도 오를 것 같다.
또, 올해는 총칼이 맞부딪히고 여성들의 기세가 욱일승천격으로 살아나는 해이기 때문에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진출과 활약이 눈에 띌 정도로 나타날 것이다.
을유년은 지지가 천간을 극하고, 지지의 힘이 더 강해지는 해이다. 천간인 을목이 경금과 합이 되어 지지인 유금의 힘을 배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을유년 역시 여·야간 상생의 정치는 어려울 것 같고 야당이나 재야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 같다. 사법부를 비롯한 군·경의 힘이 너무 강대해져 하극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미국의 패권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고, 여성을 낀 강력범죄나 대형적인 돌발사고가 많이 일어날 수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기존의 교육정책, 즉 경쟁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 방식의 교육개혁이 가속화될 것 같다. 그리하여 인격 함양을 중심으로 했던 우리나라의 덕성교육의 전통은 점점 더 힘을 잃어버리고 그 대신 지식·기술 중심의 취업을 위한 교육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거의 모든 대학들이 대학 본연의 임무보다는 대학을 취업 학원으로 만드는 일에 열을 올릴 것 같다.
아울러, 강력한 공권력과 시장원리에 바탕을 둔 대학별 통합과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안학교나 특성화된 교육기관이 많이 설립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외국 대학의 국내 진출이 더욱 많아지고 국내 대학과 외국 대학과의 연계도 활발해질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을유년에도 역시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은 특별히 나아지거나 좋아질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많은 잡음과 소란으로 시달릴 것 같다. 명리학적으로 볼 때 교육이나 문화를 표상하는 오행은 ‘화(火)’이고, 화 가운데서도 병화(丙火)이다. 갑신년에 ‘병(病)’을 얻은 병화가 을유년에는 죽을 자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갑신년 수능시험에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사건이 발생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그렇지만 올해 노대통령의 운세는 갑신년보다는 훨씬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상응하여 통일을 앞당기는 상서로운 조짐들이 도처에서 나타나 남북관계 또한 좋아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2005년 을유년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보는 해이며, 우리나라의 국운이 겉으로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내적으로 알차게 결실을 맺게 되는 해이다. “강(剛)과 유(柔)가 처음 만나 교제하니 성과를 낳기 어렵다. 험난한 가운데에서 행동하니 바르고 견고하게 인내해야 크게 성취한다. 우레와 비의 움직임이 주위에 가득 차 있고, 하늘의 움직임은 어렵고 어둡다. 협조자들의 도움을 받되, 편안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라고 한 『주역』「수뢰둔괘 단전」의 말을 올해는 진지하게 가슴에 새겨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