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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불신, 대학별 대책 마련나서
변별력 강화, 면접·적성검사 등 비중 높아질 듯
26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내신성적 신뢰제고 종합대책을 2월말까지 마련키로함에 따라 각 대학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고교 내신 조작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대학 입학처장들은 '올 것이 왔다'며 수생들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자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별 고사 허용, 고교등급제 도입 재고 등을 3불 정책을 정면 반박하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급한대로 현재의 테두리 안에서 면접강화, 적성검사 등을 활용해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방침도 잇따르고 있다.

김인묵 고려대 입학처장은 고교내신 부정사건에 대해 “그동안 있어왔던 내신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라며 “고등학교가 제시하는 내신이 대학입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밖에 없는 현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근본적인 방지책은 대학별로 입시를 치를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선진국처럼 개별 대학에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해 대학이 우수한 학생을 직접 선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杉?

그는 이어 “대학도 이젠 발전을 위해 대학입시라는 상품을 만들어 학생을 선발해 우수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2008학년도 입시까지 남은 2년 동안 철저히 준비해 고교내신부정에 의해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기태 경희대 입학처장은 “앞으로 대학들은 입시에서 학생부만으로 1단계를 치르는 것이 아닌 독자적 전형요소를 섞어서 평가해야 할 것”이라며 “차차 복합적인 논술이나 심층면접을 통해 정형화된 답을 규격화하고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인성·적성검사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처장은 2008학년도 입시안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이라 다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그 안에서 대학이 학생들을 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덕 숭실대 교무부처장은 "신뢰할 수 없는 자료를 가지고 전형을 치르다보니 대학들은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면서 "입학 전형의 일부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 고교 내신 불신으로 인한 문제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처장은 이어 " 2006년과 2007년 대입에 대비한 내신신뢰 방안에 획기적인 내용이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학생부 성적을 석차백분율과 평어를 혼용해 적용하고 비교과 영역도 반영하는 방법으로 내신 부풀리기에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덕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이번 사태는 대학들이 점점 더 고교 내신을 불신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면서 "교육부는 장학지도 등을 통해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대학들은 당장 올해 입시부터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논술이나 심층면접으로 학생들의 가치관과 논리력 등을 파악하는 데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마련한다 해도 각종 편법을 사용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교사들은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평가해 수준에 맞는 대학에 진학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곤 숙명여대 입학저창은 "그동안 내신은 많은 문제점들이 내재돼 있었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내신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오히려 다행스런 현상"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시부정과 관련된 사안들은 미온적으로 대처하지 말고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이어 "2008학년도부터 도입될 새 대입제도 하에서는 학생들의 내신이 개별로 적용되기 때문에 서로서로 부정을 감시하는 메카니즘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면서 "그 이전에는 수능반영 비율을 높이고 내신 변별력을 낮추는 방법, 논술과 면접을 강화하는 방법 등으로 내신 부풀리기에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윤수 연세대 입학관리처장은 “그동안 고교 내신 자료를 보면서 ‘부풀려지고 있구나’ 느끼기는 했지만 이렇게 조작까지 할 줄은 몰랐다”면서도 “그렇다고 대학에서 학생들의 교과요소를 완전히 져버릴 수는 없는 상황이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백 처장은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마련한 내신부풀리기 판단기준 및 예방책을 예로 들며 “내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런 식의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라며 통계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백 처장은 ‘교사평가제’를 실시해 교사들 스스로 자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석원 울산대 입학부처장은 “고교 내신 부풀리기를 제도적으로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관리감독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 부처장은 “현 상태에서 내신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2008학년도 대입안을 재고하는 등 전체적인 틀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신보다는 수능성적을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입학관리처장은 “고교에서 주는 자료만 받아서 처리하는 대학으로서는 내신문제는 속수무책”이라며 “대학 차원에서 학생선발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면접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에 따르면 서울여대는 2006학년도부터 전공위주로 보다 심층적인 면접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으로 조만간 ‘면접제도 개선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본고사 우려는 없애면서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심 중”이라며 그룹·개별면접 순으로 단계별 면접을 실시하는 등 파격적인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또 교육부가 내달 말까지 내신신뢰 제고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데에 대해서는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대책을 마련한다고 신뢰도가 높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병인 동덕여대 교무처장은 “비록 일부 고교만 해당되는 사안이지만 이번 일은 제도로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상호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동덕여대는 2006학년도부터 내신반영 비율을 하향조정해 20% 미만으로 낮추고 수능과 면접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김 처장은 “교육부의 기여입학제와 고교등급제 등을 금지하는 정책엔 동의하지만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유까지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융통성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균관대는 현행 입시전형을 크게 바꾸는 등의 구체적은 대응방안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현선해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고교에서도 자체적으로 학생 교육 방향을 구체적으로 정해 시행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강화하고, 대학과 고교의 정체성을 고려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학에도 학생 선발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처장은 특히 현행 내신반영 방법을 상대평가 형태로 전환하고 ‘백분율 석차’보다 좀더 엄격한 상대평가기준을 마련, 변별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석차간 점수격차를 높이는 등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안희돈 건국대 입학처장은 “고교 내신 관리가 허술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신반영비율이 실제로 높아지고 내신신뢰 제고 종합대책이 일선고교에 시달되면 불합리한 것들은 자체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교사들이 학생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와 교사당 학생수, 업무량 등을 고려해 실질적 평가 항목을 마련하는 등 실현 가능한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대학이 매년 입학생현황, 평가 및 내신 심사 기준 등을 공개하고 대학의 방향에 맞는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특정 지역에 혜택을 주는 ‘고교 등급제’는 불합리하지만 모집공고 이전에 기준을 설정하고 사전 예고를 거친 후 선발한다면 입학전형의 보완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섭 원광대 입학관리처장은 “내신 성적 부풀리기가 드문 일이 아닌데다 면접을 기준으로만 학생들을 선별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고교 등급제 도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고교등급제는 비단 일부 수도권 대학에서만의 고민이 아니며 지방에서도 고교별로 학생들의 수준이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심층면접만으로는 변별력을 갖추기에 한계가 있으므로 입시전형의 핵심 사항에 대해서도 자율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신 전남대 입학관리상임위원은 “우리대학에서도 입시전형에서 내신비중을 실질적으로 높여왔다”며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전과목 석차반영을 꼼꼼하게 반영해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지역분포가 골고루 선발되는 등 내신에 대한 일부 불신을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내신에 대한 부정행위가 어느 정도 있다고 예상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고교들은 양심적이라고 믿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평소 일선 고교 교사들과 자주 접촉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학팀>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5-01-26 오후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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