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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협 "자율성 침해, 군사정권 이후 처음"
장호완 서울대 교수협의회장은 8일 "지난 30년간 획일화된 정책이 강요되면서 온갖 문제점을 낳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를 지금까지 방관해 왔다"며 정부의 교육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장 회장은 `서울대 입시안을 두고 벌어진 사회적 논란에 대한 우리의 견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한 뒤 일문일답을 통해 서울대 평교수들의 입장을 설명했다.

장 회장은 대학의 자율성이 이토록 침해된 것은 군사정권 이후로는 없었던 일이라며 시종 격앙된 어조로 발언했다.

다음은 이날 참석한 장 회장 등 서울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과의 일문일답.

다른 대학 교수들과 연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가.

-(장호완 회장)구체적인 연대 제의는 없었으나 여러 대학으로부터 의견을 들어 왔고 그 중 상당수는 "대학 자율성을 수호하는 데 앞장서 달라", "서울대만으로 힘이 모자란다면 돕겠다"는 의견이었다. 이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 생각을 진솔하게 국민과 정부당국에게 밝히겠다는 것 뿐이다.

정부의 대학정책이 어떻게 잘못됐는가.

-(장) 대학은 국민이 지지하고 국가가 보호ㆍ육성하며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사회제도다. 정부는 큰 테두리를 잡되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창의적이고 세계를 선도하는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다. 획일화된 관념을 대학에 주입하면 획일화된 인재만 나올 뿐이다.

서울대가 수월성 교육만 강조하고 공공적 책무를 게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장) 자율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책무를 다하고자 하는 고민을 내재하고 있다. 대학의 속성은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다. 그러나 인재의 바탕도 중요하며 이에 따라 교육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더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느냐는 것은 국가적인 책무다. 서울대 교수들은 그 일을 맡고 있다는 면에서 긍지를 느낄 뿐 기득권이나 특권의식으로 볼 사안은 결코 아니다.

서울대 교수들의 이기주의적 집단 반발이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는데.

-(장) 서울대 교수 1천700명 중 서울대에 다니는 자녀를 둔 사람은 6~7%에 불과하고 지방국립대나 사립대에 다니는 자녀를 둔 사람이 훨씬 많다. 자신의 자녀가 서울대에 다니지 않는 서울대 교수들도 마찬가지 생각을 한다.

-(김승조 전 교수협의회 부회장) 내가 공대 교수이니 이공계 분야에 대해 몇 마디 하겠다. 서울대는 지금 정부와 국민의 상반된 요구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돼 있다. 수월성을 추구하는 것은 막으면서 국제적 경쟁에서는 왜 성과가 없냐고 다그친다. 국제적 경쟁은 우리 기준이 아니라 국제적 기준에 의해 움직인다. 60% 가까운 학생이 특별전형에 의해 들어오게 돼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지만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기 때문에 수긍을 할 뿐이다. 그런데 나머지 40%에 대해 통합형 논술고사를 치르는 것 가지고 비난하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서울대의 국제경쟁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장) 요즘은 중고등학교 때부터 유학을 가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외국이든 국내든 상관없다는 느낌이 들도록 키우고 싶다. 외국 언론에서 서울대의 학교 순위가 낮다고 하면 서울대 교수들도 자괴감을 느끼고 국민들도 부끄러워하면서 "왜 이것밖에 못하느냐"고 질책하지 않느냐. 그러면서 자율성을 뺏고 획일화하면 국제 경쟁에서 도대체 어떻게 이길 수가 있겠느냐.

정부여당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 직장을 못 구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전전하는 제자들을 볼 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취업 못하는 이유는 사회적 여건과 경제적 상황 때문 아니냐. 정부는 이런 문제 해결에 더 매진해야 한다고 본다. 대학에 대해 전면전 운운할 상황이 아니다. 그런 언사 하는 사람들이 내놓는 정책이 걱정스럽다.

-(김안중 교수협의회 부회장) 교육이 정치권에 예속돼 있어 발생하는 문제점이 이번 사태로 정점에 달했다는 것이 많은 사범대 교수들의 견해다. 교육ㆍ문화ㆍ과학 등 분야에서 정치권이 정치논리나 반사적 이익만 따지면 왜곡될 수밖에 없다. 1960년대 이후 매 정권마다 나름대로 계속 정치논리를 가지고 교육을 옥죄어 왔다. 참여정부가 과거 군사정부와는 다른 모범을 보여줄만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왜 학문연구나 창의적 연구 개발 지원할 생각은 안 하고 모든 대학을 평준화시키려고 하는가. 정치집단이 보기에는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올바른 길이 아니다.

서울대의 이번 입시안이 반개혁적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장) 사회 각분야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의 교육제도만 30년 동안 획일화된 틀을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내신 평가에 대한 불신, 변별력 없는 수능, 암기식 반복교육과 평가 등 문제가 계속됐다. 이런 획일적 제도야말로 타파해야 할 수구적 제도다. `개혁'을 위장한 묘한 언사로 이것을 호도하고 이것이 개혁인양 주장해서는 안 된다. 대학의 자율성이 이토록 침해된 것은 군사정권 이후로는 없었던 일이다. (연합)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5-07-08 오후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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