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당장 코앞에 닥친 수시2학기 모집에서 기존의 논술, 인·적성검사 출제방식을 전환하는데 따른 부담도 토로했다. 대학들은 가이드라인의 해석을 지켜보며 내부적으로 대안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반응이다.
◆ 경희대 = 이기태 경희대 입학관리처장은 발표된 논술가이드라인에 대해 “논술의 정의를 내린 것 자체로서는 상식적 수준에서 크게 논란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영어제시문 금지 방침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처장은 “정상적인 고교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모를 영어지문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수준에서, 단순 해석이나 요약이 아닌, 일련의 견해를 기술하는데 필요한 내용이라면 국제화 시점에서 미래지향적으로 가야한다”며 가이드라인의 애매모호함을 지적했다.
이 처장은 또 수시2학기 적성고사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의 해석을 지켜보면서 내부적으로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수시2학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논술의 정의규정을 가이드라인에 맞출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적성고사가 논술의 정의에 충실한 형태였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 다만 영어 제시문을 해석하거나 요약하는 형식의 문제 출제는 중단할 방침이다.
◆ 서울대 = 이종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근본적으로 논술과 본고사 구분하는 방식에서 우리가 제안한 기준과 같다”면서도 “가능하면 영어지문 출제가능하도록 요청했는데 이는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그러나 “서울대가 논술을 실시하는 근본적인 목적(통합교과적 사고력 측정)에는 큰 무리가 없다”며 “10월에 공개할 예시 문항도 지금 준비하는 것에서 영어지문이 빠진다는 것 외에는 크게 바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 이화여대 = 최응봉 이화여대 입학부처장은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노력할 것이며 다음달 25일 수시2학기 모집이 예정된 만큼 곧바로 연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 부처장 역시 가이드라인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 부처장은 "가이드라인이라 그런지 구체성은 결여됐다"면서 "대학이 학생 선발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부처장은 "우리 대학은 그동안 고등학교 교과서 내의 영어지문도 출제해왔다"며 "영어지문 출제를 금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시대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 부처장은 이어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고등학교 학업과정에 충실한 학생이 통합교과형 논술도 잘 보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것처럼 제한하고 단절하는 것은 좋은 취지일지라도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 서강대 =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교육부의 가이드 라인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면서도 이를 두고 또 다시 왈가왈부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 김 처장은 "가이드 라인에 담길 내용은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가이드 라인에 맞는 논술 개발도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강대는 2~3일 내로 학교 입학처 홈페이지에 새로 개발한 논술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 인하대= 박제남 인하대 입학처장은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은 몇몇 대학에서 제공한 본고사 시비의 빌미만을 해결하려고 한 미봉책”이라며 “(가이드라인)적용해석의 차이로 인한 논란의 여지가 많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리논술의 경우 풀이과정에서 특정 공식을 사용하게 되면 이를 ‘사전에 습득한 지식’으로 봐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
박 처장은 이어 “일률적으로 적·인성평가를 pass/fail로 한다는 것은 대학의 전형요건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적성검사가 변별력을 갖도록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양대 = 최재훈 한양대 입학처장은 “수시 2학기 모집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교육부가 제시한 대로 당장 새로운 문제를 개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줬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최 처장은 “인문계열의 경우 영어지문도 못쓰고 자연계열은 풀이과정과 정답을 요하는 문제도 못하게 돼 있어 평가의 객관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어떻게 해서든 대학은 가이드라인에 맞춰 문제를 출제하겠지만 정작 시험을 치를 수험생들은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해 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중앙대 = 언어·수리·외국어 소재로 학업적성논술을 실시해온 중앙대도 당장 수시2학기부터 제동이 걸렸다. 강태중 중앙대 입학처장은 “현실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이런 결과가 불가피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고민, 대안을 마련해왔다”며 “조만간 이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앙대는 허용된 언어논술로 최대한 변별력을 내고, 서류나 면접 등 기타 전형요소를 활용할 방침. 특히 얼마 남지 않은 수시2학기 모집에서는 학업적성논술을 실시한다고 공고한 만큼 언어논술을 강화하는 선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앙대는 장기적으로는 서류나 면접 등 기타 요소를 활용해 변별력을 갖추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고려대 = 본고사형 논술 시비로 논란을 일으켰던 고려대는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인묵 고려대 입학처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모호하기는 하지만 교육부와 대학의 관계에서 대학은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결정된 정책에 대해서는 그대로 따를 뿐"이라며 "수시1학기 모집부터 가이드라인에 대한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없이 수시2학기 모집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성대 = 조혜경 한성대 입학홍보처장은 “논술을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지만 자연히 인·적성평가에 대한 문제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부담을 느낀다”며 “차라리 교육부가 인·적성 평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문제유형을 별도로 제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 처장은 또“가이드라인이 제시한대로만 따른다면 기초적으로 암기된 지식까지 제한에 걸릴 수 있다”며 “대학에서 문제를 내는 것까지 교육부가 간섭한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다”고 일갈했다.
<김은영·정성민·이현준 기자 news@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