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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 '연구비 부당사용' 백태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진 대학교수들의 연구비 위법.부당 집행 실태는 비록 일부에서 불거져 나온 일이긴 하지만 대학교단의 '도덕적 해이'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일부 교수들이 연구활동에 배정된 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해 온 일은 그동안 간간이 적발돼 왔으나, 교수가 연구비 관리의 허점을 이용해 기업체 탈세를 방조했다는 사실은 적잖은 충격을 던지고 있다.

이같은 행태는 일부 몰지각한 대학 교수들의 개인적 '비리'일 수도 있으나, 대학내 관행이나, 교수들의 연구활동에 대한 보상.장려체계 미흡 등 문화적.제도적 허점 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 탈세 방조

광주에 위치한 J대의 K교수는 2001년 11월 S업체로부터 한가지 부탁을 받았다. "연구비 투자가 적어 입찰에 불리하고 조세부담이 크므로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이 업체의 부탁을 받아들인 K교수는 우선 이 업체로부터 7억원 규모의 연구용역을 받아들이는 연구용역 협약을 형식적으로 체결, 대학과 업체간 돈이 오간 흔적을 남기기로 했다.

일단 이 업체는 지난 2002년 1월부터 11월까지 7억원의 연구용역비를 대학에 입금했으며, K교수는 대학으로부터 간접경비 등 6백40만원를 제외한 연구용역비 6억9천360만원을 받아 다시 업체에게 돌려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업체는 대학측으로부터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으며 이를 관할 세무서에 제출, 정당한 연구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목적은 세금을 포탈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업체는 6백40만원짜리 세금계산서를 갖고, 결국 법인세 6천1백만원과 함께 대표이사 2명에게 부과돼야 하는 소득세 2억2천6백만원 등 2억8천7백만원을 내지 않은 것이다.

K교수는 이 과정을 숨기기 위해 형식적인 보고서를 업체에 제출, 연구보고서 작성명목으로 500만원을, 소속 대학으로부터는 연구과제 수탁 인센티브로 1백80만원을 각각 받았다.

K교수 외에도 J대의 교수 4명도 이같은 방식으로 탈세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수들은 업체과 협약을 맺은 4건의 연구용역비 5억5천만원 가운데 4억5천6백만원을 대학으로부터 받은 뒤 4억3천2백만원을 해당 업체에게 돌려준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

물론 관련 업체들은 부풀려진 연구용역 관련 세금계산서를 이용해 법인세 2억3천6백만원, 소득세 6천7백만원을 포탈할 수 있었다.

◆연구비 유용

14억1천7백만원 규모의 10개 연구과제를 수행하게 된 경남의 K대 H교수는 지원받은 연구비를 본래의 목적과 관계없이 사용하다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H교수가 '연구외 목적'으로 연구비를 쓰기 위해서는 우선 '비자금'을 조성해야 했다. 이를 위해 사용한 방법은 자신과 함께 일하는 석.박사 과정 연구보조원들의 인건비 유용이다.

H교수는 26명의 연구보조원 통장에 입금된 인건비 4억2천3백만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한데 모은 뒤 이중 3억1천만원만 연구보조원들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1억1천3백만원은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

우선 1천8백만원은 자신의 토지 매입비 등으로 사용했으며, 남은 9천5백만원은 연구과제 참여업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메우는데 썼다.

이같은 연구비 유용은 비단 H교수만의 일이 아니었다. H교수 외에도 7개 대학 18명의 교수가 비슷한 방법으로 총 7억6천4백만원을 불법 조성, 3억4천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교수들은 인건비 외에 재료비를 이용해 연구비를 유용했다. 이는 재료를 구매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거나 연구비 카드를 사용한 뒤 납품업체로부터 돌려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감사원은 인건비 유용 문제와 관련, "교수들의 우월적 지위때문에 연구보조원들은 이의제기가 어렵고, 일부는 얼마의 인건비가 지급되는 지도 모르는 실정"이라며 "이번에 적발된 19명 가운데 14명이 인건비에서 불법자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연합)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5-03-11 오전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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