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학 중퇴율이 높아지는 주된 이유로는 대학의 규모가 지나치게 거대화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도시에 위치한 공립대학은 그 자체가 하나의 도시에 견줄 수 있을 정도이다.
애리조나대에는 3만7천명의 재학생과 1만4천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애리조나대가 있는 투손캠퍼스 전역에는 총 1백74개 빌딩과 1만7천대의 주차공간이 있으며 일련 번호화된 강의실에는 보통 5백여 명이 함께 수업을 듣고 있다.
문제는 이런 모습이 흔히들 생각하는 학문의 전당으로서 이미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진학을 앞둔 대부분의 학생들은 애리조나대와 아이오와대, 코네티컷대, 미네소타대 등 대규모 공립대에 가고자 하며 이들 대학의 재학생수는 5백만을 육박하고 있다. 신입생 수만 따져도 어지간한 소도시와 맞먹으며 강의소개책자는 전화번호부만큼이나 두껍다.
현재 애리조나대 2학년생인 마이크 모어필드군은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의 낭만을 상상하다가 막상 들어오고 나니 대학의 현실을 깨닫게 됐다”며 “처음에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허공에 뜬 느낌이었으나 이젠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고 말했다.
모어필드군이 신입생이었을 당시에 함께 수업을 받던 1천2백91명의 동기들 중에서 23%는 이미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상태.
버팔로에 위치한 뉴욕주립대와 켄터키대의 경우, 작년 신입생 학업 중도포기율은 22%였으며 메사추세츠대는 4개 캠퍼스 중 3개에서 24%, 동부 미시건대는 28%의 중도 포기율을 보였다. 또한 애리조나대 입학생 중 6년 후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전체의 55%에 불과했다.
미국 전역의 대학 학위취득률은 평균 54%로 애리조나대의 55%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조사에서 27개 주정부의 교육정책 담당자들은 “대학이 신입생 졸업시까지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가 고등교육에 재정지원 등을 통해 간섭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국립주지사협회는 애리조나, 아칸소, 미시간, 미네소타, 뉴멕시코, 오하이오, 버지니아 등 7개 주정부 주지사들의 경우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대학들이 신입생 중퇴율에 관한 책임감을 강화하기 위해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도 올해 말 고등교육법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대학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학은 학생과 교수간의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비슷한 전공을 가진 학생간의 유대관계 형성에도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애리조나대는 특히 히스패닉과 미국계 인디언 등의 소수민족이 대학에 빨리 적응해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별도의 상담과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캠퍼스 내에 통합학습센터를 신설해 신입생들의 적응력 향상을 돕고 있다. 24시간 개방되는 이 학습센터는 별도의 상담원과 보조교사를 두고 있으며 신입생들이 언제라도 편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컴퓨터와 크고 작은 세미나실 등도 마련돼 있다.
피터 라이킨스 애리조나대 총장은 “현재 상담과 조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통합학습센터가 시설이나 상담을 통해 공동체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대학이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