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학의 재정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개최한 원탁회의에서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 등은 교육부의 통제가 대학의 자율과 유연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날 회의에 교육부 대표로 참석, 정부의 고등교육 예산 부족 실정을 알리고 대학의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던 김영식 차관이 “대학에 대한 정부 규제는 별로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자 총장들은 이에 대한 반론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은 “차제에 정부 지원을 한 푼도 안 받을테니 최소한의 윤리규제 외에는 일체 간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신 총장은 “교육부는 대학에 완전자율권을 주겠다고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된 고교등급제 문제만 하더라도 교육부가 통제를 더욱 강화한다는 느낌”이라며 “우리는 오히려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해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염재호 고려대 기획예산처장도 “교육부의 규제는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대학은 예산의 소항목까지 교육부가 지정하는 대로 써야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염 처장은 “최근 논란이 된 고교등급제도 통계학적으로 고교 자료를 활용한 것이 전부였는데도 정부가 의도적으로 여론을 몰고간 느낌”이라며 “이번 일로 학생정원이나 특성화 재정지원 등 정부 지원 자금까지 패널티를 적용하겠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 규제개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보니 정부로부터 가해지는 규제 종류는 무려 78개에 이르고 눈에 보이지 않는 행정지도까지 합치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며 “등록금을 자율화했다면서도 등록금을 인상하려고 하면 행정지도라는 명목으로 통제를 가해 올릴 수 없게 한다”고 말했다.
김영배 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도 “고교등급제 논란도 민간에서 보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학교의 고유권한인데 왜 교육부가 조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대학에 과감한 자율권을 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현청 대교협 사무총장은 "교육부 통제나 규제는 장관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결국 관료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