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던가. 2004년 대학생들의 행로는 ‘취업’이란 두 글자를 향하고 있다. 대학 입학 이유부터가 그렇다. 응답자 37.8%가 ‘직장 선택의 유리한 조건 획득’을 꼽았다.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서 대학에 왔다고 답한 학생이 무려 18.2%,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라 답한 학생은 15.2%를 얻었다. ‘학문 연구’라는 응답은 순위권에조차 들지 못해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의 별호를 무색케 했다.
1999년 설문결과에서도 ‘학문 연구’라는 응답은 순위권 밖이었다. ‘자아 실현을 위해’ 혹은 ‘졸업 후 진로 때문’이라는 응답이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했을 뿐이다. 그나마 1994년에는 ‘학문 연구’라고 꼽은 응답이 ‘졸업 후 진로’, ‘다양한 경험’ 등과 함께 상위권을 형성하기도 했다. 결국 대학에서 학문 연구라는 ‘응답’이 사라진 게 거진 10년 전부터인 셈이다.
* 입학 이유?
2004년 직장
1999년 자아실현
1994년 졸업 후 진로
■ 대학은 ‘직장인 양성소’
대학의 사회적 기능을 묻는 항목에서도 결과는 역시 취업 문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39.9%가 ‘다양한 고급 인력 배출’에 대학의 역할이 맞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개인의 자아실현’, ‘사회 비판 및 방향 제시’라는 응답은 각각 17.4%, 14.1%에 머물렀다.
1999년 역시 ‘다양한 기능의 전문 인력 배출’이 대학의 역할 첫 번째. ‘전인교육’, ‘순수 학문연구’라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순위권에는 들었다. 반면 1994년은 ‘전인교육’이 ‘기능 인력 배출’ 보다 2배에 가까운 많은 지지를 이끌어내며 정상의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 대학은 뭐 하는 곳?
2004년 고급 인력 배출
1999년 전문 인력 배출
1994년 전인교육의 장
■ 강의 내용 좀 바꿔줘!
응답자 42.1%가 대학이 최우선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강의의 질적 향상’을 꼽았다. 같은 맥락의 응답인 ‘우수 교원 확보’ 역시 10.5%를 차지,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가 현재의 강의 내용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서비스 개선’ 요구는 8.8%를 차지했다.
1999년 역시 ‘연구 환경 개선’과 ‘질 높은 강의’ 등이 응답자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으며 1994년에는 ‘질 높은 강의’, ‘학문 탐구 기회 확대’, ‘연구실 및 실험 기자재 확충’ 등 궤를 같이 하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 이것부터 고치자!
2004년 강의 내용
1999년 연구 환경
1994년 강의 내용
■ 전공, 만족스럽다!
학생들 사이에 강의내용 개선 요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공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대체로 만족한다’와 ‘매우 만족한다’라는 의견이 각각 45.3%, 11.5%로 집계돼 과반수가 넘는 56.8%가 긍정적인 쪽으로 쏠렸다. 유보적인 반응을 표시한 응답은 30.9%, 부정적인 의견은 12.3%에 불과했다.
대학에서의 교과과정 역시 직업 선택과 업무수행에 도움을 줄 것이란 반응이 부정적인 견해를 상당한 차이로 앞질렀다. ‘대체로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가 각각 39%, 7.3%를 기록, 긍정적인 응답이 4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보적인 입장은 38.4%, 부정적인 입장은 15.4%에 그쳤다.
1999년 역시 전공 만족도에 있어 긍정적인 응답이 63%에 달했으며 유보 혹은 부정적인 응답은 각각 23.5%, 13.5%에 그쳤다.
반면 1994년에는 부정적인 응답이 37.1%를 기록, 31.6%를 나타낸 긍정적인 입장과 31.4%를 기록한 유보적인 입장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교과과정에 대한 평가 역시 부정적인 견해가 45.9%를 차지하며 다수 의견으로 자리했다.
* 전공, 만족해? 긍정 vs. 부정
2004년 56.8% vs. 12.3%
1999년 63.0% vs. 13.5%
1994년 31.6% vs. 37.1%
■ 정부 시책, 일단 부정적!
현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응답자 가운데 절반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49.4%가 지금의 대학교육 정책에 부정적이라고 답했으며 유보적인 입장은 38.1%, 긍정적인 입장은 12.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9년 ‘두뇌한국 21'(BK 21)사업을 둘러싼 정부 시책에 대해서도 응답자 45.4%가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유보적인 반응은 27.3%, 긍정적인 반응은 26.8%에 그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