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선정된 1백명의 학자 중 오는 10일까지 프로스펙트 공식홈페이지에서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세계의 선구적인 학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 투표에서 이미 미국의 노암 촘스키가 1만4천표 이상을 득표해 1위로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의 선구적 학자 1백명’의 명단에는 노암 촘스키 외에도 독일의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 교황 베네딕트 16세, ‘문명의 충돌’로 유명한 미국의 사무엘 헌팅턴,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 등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학자들과 정치가들이 포함돼 있다.
이번 명단을 두고 일고 있는 논쟁의 원인은 이것이 영미권 중심의 명단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일부에서 보이고 있는 곱지 않은 시선은 이 때문이다.
이는 명단의 선정 주체가 영국의 시사월간지인 프로스펙트 지와 미국의 시사주간지 포린폴리시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명단에 오른 1백 명 중 미국 출신 학자는 총 39명에 달한다. 영국 출신 학자도 12명으로 영미권 출신 학자는 1백 명 중 51명으로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 단순히 영미권 출신 학자가 아니더라도 인도 등 영어를 사용하는 학자가 대부분이어서 서구 중심적인 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 대해 데이비드 굿하트 프로스펙트 편집장은 “이 명단에는 5명의 중국 출신 학자들을 비롯, 아랍이나 아프리카를 포함한 30개국의 학자들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번 선정이 서구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명단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1백 명 중 여성 학자는 엘레인 스캐리, 수니타 나레인, 줄리아 크리스티파, 저메인 그리어 등 단 10명에 불과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이번 선정에서 유럽의 학자들이나 여성 학자들은 수적으로 줄인만큼 보수적 성향의 학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신보수주의의 중심 기관 중 하나인 세계은행의 은행장을 맡고 있는 폴 폴포비츠. 그는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일합방은 조선인이 선택했다”는 망언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도 일본 내에서도 극우파 정치인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학문적 편중성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철학자, 정치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과학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것.
이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기도 한 여성운동가이자 작가인 호주 출신의 저메인 그리어는 “내가 명단에 올라있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나를 명단에 올린 것은 명단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 호주인이 필요했기 때문일 뿐”이라며 선정된 학자들의 명단이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선정 결과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중국이 5명의 학자, 일본이 2명의 학자를 각각 명단에 올렸다. 이외에도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싱가포르 출신의 학자도 명단에 올라갔으나 한국 출신의 학자는 단 한 명도 선정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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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영 인턴기자 canary@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