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대학행정

목록
프린트 스크랩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 분석결과 [사회·취업]
가장 심각한 갈등 구조...빈부간 갈등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경제성장' 꼽아
정부 교육 정책, 절반 가까이 '부정적'
■ 가장 심각한 갈등 구조?

빈부 간 갈등은 ‘영원한 난제’다. 지난 10여 년을 두고 한결같이 지적돼온 우리 사회의 가장 주요한 갈등 구조다. 이제 정부가 나서서 이를 바로 잡아보려고 일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이른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정부가 집값 안정에 ‘올인’하는 것만으로 부유층과 빈민층의 깊디깊은 골이 메워질 수 있을까. 미묘한 시점에 대학생들에게 물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 구조는 무엇인가?

응답자 가운데 35.8%가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로 1위로 ‘부유층 대 빈민층의 대립’을 꼽았다. 오히려 지난해 수치 보다 1.4%포인트 증가한 양상이다.

설령 집값이 내려간다 하더라도 이게 어디 한두 푼인가.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집값 안정이란 그저 수치만 달리할 뿐 여전히 요원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음이다. 한마디로 대학생들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사회의 주요한 갈등 구조 2위는 ‘자본가 대 노동자의 대립’. 응답자 가운데 18.7%가 그렇게 지적했다. 역시 지난해 보다 0.2%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치 변화이긴 하지만 지난해 보다 우려의 수준이 높아진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보수 대 혁신’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18.5%로 3위에 랭크됐다.

결국 대학생들은 우리 사회를 질곡으로 몰아가는 주요 갈등 구조로 ‘가진 자 대 못 가진 자’의 대결 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빈부?노자 간 대립을 지적한 의견이 응답자 가운데 과반수 이상인 54.5%를 차지했다.

기실 이러한 추세는 지난 10여 년 동안 일관된 흐름을 형성했다. 1997년의 경우 빈부?노자간 대립이 각각 35.1%, 33.3%를 기록했다. 도합 68.4%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그 우려는 가파르게 수직 상승했다. 빈부간 대립을 꼽은 응답만 봐도 그렇다. 1999년 과반수가 넘는 53.3%를 기록했으며 2000년 역시 50.5%로 과반수를 넘겼다. 2001년부터 그나마 그 수치가 20%대로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30%대로 뛰어올랐다.

한편 지난 10여 년의 결과를 놓고 볼 때 한 가지 이채로운 점은 2000년까지 매년 선두권에 포함됐던 ‘지역 간 갈등’이 자취를 감췄다는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연정 구상’이 대학가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또한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역 구도’는 올해 역시 5.6%의 응답자가 지적하기는 했으나 이미 대학가 내에선 소수 의견으로 치부돼 왔기 때문이다.

■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

대학생들이 한목소리로 주문한 것은 경제부터 살리라는 것. 응답자 가운데 23.4%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경제 성장’을 꼽았다. ‘정치적 안정’을 바라는 응답 또한 19.4%로 해결과제 2위에 랭크됐다.

‘빈부 격차 해소’에 표를 던진 응답자는 16.4%. 결국 분배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할 세 번째 과제로 순서가 밀린 셈이다.

경제 성장과 정치 안정을 바라는 주장이 급작스레 세를 떨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경제성장-정치안정’이라는 구호는 순식간에 50.9%라는 지지층을 확보했다. 세간의 체감경기 탓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시 이러한 주장은 각각 해결과제 1위와 2위 자리를 꿰차고 파급력을 계속 이어갔다. 다만 수치가 42.8%로 8.1%포인트 내려갔을 뿐이다.

2000년 이후 변함 없이 당면 현안 1순위는 ‘빈부 격차 해소’였다. 4년 간 연속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10여 년이 넘도록 대학가가 목청을 돋궈왔던 것이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 구조 ‘부유층 대 빈민층의 대립’이었다. 그렇다면 ‘빈부 격차 해소’라는 처방은 대학생 스스로 내린 진단에 대한 당연한 수순인 동시에 논리가 뒷받침된 주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급작스런 변화가 일어났다. 빈부 격차 해소라는 ‘대의명분’이 16.2% 득표에 그치면서 급전직하 3위로 추락했다.

당장에 대학가의 보수화 혐의가 제기됐다. 그간 성장 위주의 경제 구조가 빈부 간 골을 더욱 깊게 만들어 온 것임 상기할 때 ‘선 경제 성장’ 주문은 뜻밖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대학가 안에서는 그렇다. 우리 사회의 주요 갈등 구조에 대한 자신들의 진단과도 배치되기 대목이기도 하다. 그들 스스로 자기 논리를 부정한 셈이다.

결국 올해 역시 대학가는 ‘경제성장-정치안정’에 다수가 표를 던짐으로써 보수화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 정부의 교육정책?

현 정부의 대학 관련 각종 정책에 대해서는 응답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고등교육의 관한 긍정적인 입장인 ‘대체로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가 각각 13.1%와 0.8%를 기록, 도합 139.%를 차지했다. 반면 ‘거의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각각 31.6%와 14.9%로 집계, 부정적인 의견이 46.5%나 됐다. 입장 표명을 유보한 쪽은 39.6%.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 긍정적인 응답이 12.5%에 불과한 반면 부정적인 응답은 46.5%로 나타났다. 유보적인 응답은 38.1%를 차지했다.

■ 신뢰집단·불신집단?

대학생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신뢰하는 집단은 시민단체였으며 가장 불신하는 집단은 정치인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가운데 16.7%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그룹 1위로 시민단체를 지목했다. 농민 역시 12.3%를 득표하며 2위에 랭크됐다. 대학생들은 또 자기 자신들 역시 신뢰그룹에 속한다고 응답했다. 득표율 11.9%를 획득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정치인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믿지 못할 집단 1위에 낙찰됐다. 응답자 가운데 31.9%가 그렇게 답해 ‘신뢰·불신집단’ 항목을 통털어 가장 높은 득표를 기록하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기업가와 언론인 역시 대학생들이 불신하는 그룹으로 나타났다. 각각 득표율 14.4%와 11.9%를 차지하며 불신집단 2위와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역시 신뢰집단 1위는 시민단체였으며 불신집단 1위는 정치인이었다. 선두권에 포함된 6개 그룹의 순위가 모두 동일했다. 이는 지난 10년을 되돌아봐도 마찬가지.

1995년의 경우 시민단체, 대학생, 농민이 고른 득표를 앞세워 나란히 신뢰그룹의 선두권을 형성했다. 불신그룹 역시 정치인을 필두로 언론인, 기업가가 순서대로 순위를 채웠다.

1997년에는 농민과 시민단체가 0.1%포인트 차이로 신뢰 그룹 선두다툼을 벌렸으며 그 뒤를 대학생이 이었다. 불신그룹의 경우도 예년과 다름없이 정치인-기업가-언론인 순이었다.

이 가운데 그나마 이채로운 것은 1999년의 결과. 신뢰그룹에서 노동자가 선두권에 새롭게 뛰어든 것이다. 대신 기존 순위에서 대학생이 누락됐다. 불신집단 역시 법조인이 새로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반면 언론인은 기존 순위 명단에서 빠졌다.

■ 취업?

오륙도,사오정, 삼팔선 등 살벌한 신조어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직장 생활을 예비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자세는 오직 하나로 통한다. 바로 ‘안정성’.

우선 취업 대상 기업 선별에서부터 이러한 자세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응답자 39.6%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공영기업에 먼저 문을 두드리겠다고 답했다.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은 각각 23.2%와 17.9%를 기록, 선호도 2위와 3위를 나눠 가졌다.

직장 선택 역시 적성과 능력을 십분 고려해 자신의 눈높이를 조절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직장 생활에서의 안정성 여부가 곧바로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가운데 30.8%가 ‘적성과 능력’을 직장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안정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 역시 23.4%를 기록하며 2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3위 ‘급여’가 올해에는 선두권에 포함되지 못했다.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힘을 얻으면서 15.4%를 차지, 올해 3위로 새로이 선두권에 합류했다. 기실 적성-안정성-급여라는 취업 기준은 2003년부터 2년 연속 대학가 ‘불변의 원칙’으로 자리해온 것이 사실이다. 변화의 조짐임에는 분명하다.

1999년의 경우는 대부분 외국계 기업과 벤처기업이 대학가의 눈을 사로잡았던 시기.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 환경의 전반적인 어려움 탓인지 대기업마저도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았다. 직장 선택 기준은 ‘적성’과 ‘전공’이란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이승호 객원기자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5-10-08 오후 2:22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