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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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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칼럼] 전 한국대학신문 주필
'정치교수' 만드는 교육법
김우종 전 경희대 교수 / 본지 논설위원
모 대학 학생처장은 다음 학기가 되자 교수직을 내놓아야 할 판이었다. 담당 과목들 수강 신청자가 거의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학생운동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 첫 원인이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다. 한 학기 내내 거의 결강했고 강의를 해도 내용이 너무 부실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질문하면 쩔쩔 맸다. 교내외 사정이 시끄러울 때마다 매일 학·처장 회의를 열었고 회의가 끝난 후면 운동권 학생들과 만나는 것이 일과였기 때문에 강의는 할 수도 없었고, 책 한번 들여다 볼 틈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교수는 그 다음 학기에 가서 보직도 내 놓고 휴직했다.

또 어느 국립대 교수는 재직 기간 거의 보직만 맡다가 퇴직한 이유를 이렇게 고백했다. 그때는 실제로 강의 준비 시간이 없고 퇴근 후에도 거의 매일 회식이고, 쉬는 시간에도 관심은 그쪽으로만 쏠리기 때문에 강의 준비와 연구는 멀어지고 결국 강의하며 학생들 앞에 서기가 두려워지더라고. 그래서 퇴직 때까지 보직만 쫓아다니며 강의실을 피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폐강 교수로만 지낸 셈인데 그러고도 무사했다니 그 대학 교수직은 철밥통이었나보다.

그런데 학내 보직도 아닌 이 나라의 장·차관 등으로 출장 나갔다가 돌아오는 교수들은 그 사이에 얼마나 어떻게 달라질까? 또 국회로 나간 교수들은 어떨까?

장·차관과 국회의원직은 하나로 묶고 생각해 봐도 좋겠다. 다 같이 정치판이니까.

이들은 국가의 막중한 일을 맡는다. 국회의원들은 그 막중함 때문에 나라를 들어먹어도 회기 중엔 체포도 못한다. 이런 자리에 수년간 머물러 있던 교수들이라면 다시 수년간 공부하며 회복기를 가져도 원상회복이 가능할지 궁금하다.

뿐만 아니라 차떼기든 밭떼기든 원천적으로 그렇게 성장해온 마피아 조직이 곧 우리 정당정치의 진실임을 부정하지 못하는 이상 거기서 한솥밥을 먹은 사람은 그대로 그 식구로 남아 있는 것이 옳다. 그런 자리는 학문적 연구대상은 되지만 그 식구들과 학문하고 가르치는 스승 사이에는 타협할 수 없는 너무도 큰 생리적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단 그래도 이 나라가 유능하고 양심적인 교수들의 적극적인 국정참여를 필요로 하는 이상 그들을 학문의 전당에만 모시는 것도 잘못이다.

그렇다면 좋은 길이 있다. 시민운동으로 적극 참여하면 된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정부는 국민 전체가 참여하는 참여정부라고 하지 않는가?

뿐만 아니라 이 나라 역사의 방향타를 누가 쥐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특히 지난 수년간 우리 역사를 바로 잡아 나가는 원동력은 시민운동에서 나왔다. 참여연대 등 다수는 그동안 은폐되고 왜곡되어 온 우리 현대사에 대한 진실 찾기와 이를 먹고 커온 양심 세력이며 이들이 최루가스나 총칼보다 강한 인터넷으로 무장하고 현실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룡 같은 마피아 조직과 최고 재벌과 남북 관계도 바꿔 나가고 부끄러운 한미관계도 재정립해 나가고 있다. 국회와 행정부가 천년만년 가도 할 기미가 안 보이던 일을 시민운동에 의한 현실 참여로 성취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수들도 이 길에서 더 큰 참여를 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정치교수만 만드는 현행교육법은 곧 없애야 한다.

김우종 칼럼 | 입력 : 04-07-10 오전 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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