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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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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칼럼] 전 한국대학신문 주필
[대학논단]대학이 해야 할 나라 사랑
친일 청산 작업이 대학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진실에 입각한 신중한 작업이고 지성인다운 판단과 대화의 설득력이 따르는 작업이라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스승은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지만 나라를 위한 정의는 사제간의 정에 우선한다.

더구나 그 사제간의 의리가 정의를 배반할 때는 쓰레기만한 가치도 없다. 자기를 가르쳤거나 문단에 추천해 줬다는 이유만으로 친일 스승을 열렬히 받들어 모시는 거대한 집단이 지금도 여전히 건재 하는 것은 이 나라의 지성인들도 때로는 얼마나 우매해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가 된다.

그러므로 만일 청산해야 할 친일의 잔재가 대학에 있다면 이는 전통적 가치관의 잣대를 함부로 들이대어 말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만일 침략의 야망을 다시 들어내기 시작하는 일본에 분노하는 지식인들이라면 꼭 같은 주제를 갖고 대학이 학내 문제보다 먼저 해 줬으면 하는 대외적인 작업이 있다.

일본은 과거의 식민 통치에 대해서 독일의 경우처럼 실제적 행동을 통해서 사과한 일이 없다. 수상까지도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전범자들에게 참배하는 나라다. ‘당신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 반드시 원수 갚아 주겠다’고 맹세하는 참배가 아닌지 의심이 간다.

그들의 군국주의적 침략의 독균은 원폭 투하로 죽은 것이 아니라 그냥 잠복해 있다가 이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 교과서 왜곡을 통한 온 국민의 세뇌 공작으로 나타나고, 노구교사건처럼 침략의 구실을 만들고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반응도 떠 보는 것이 독도사건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일본인은 우리를 지배하던 과거의 일본인만은 아니다. 군사 독재 정권이 언론을 쥐고 우

리를 철저히 기만하려 했어도 대학의 지성인들이 그들의 정체를 까 발기고 민주화를 성취해 왔듯이 일본에서도 많은 비판적 양심이 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 어디서나 이런 양심적인 지식인 집단은 국경을 초월해서 한 마음이 될 수 있고 그들이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다.

다만 지금은 한 마음이 되기 위한 대화 채널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뿐이다. 그 네트워크를 깔아 줄 사람은 누구인가? 그 사명은 누구보다도 대학이 맡아야 한다.

첫째, 대학은 교수와 학생이 일본의 대학 동아리를 비롯해서 다수의 양심적인 NGO 그룹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다.

둘째, 대학의 교수와 학생은 컴퓨터를 조작하며 전세계 인터넷을 통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가장 능률적인 집단이다.

셋째, 대학의 교수와 학생은 영어나 일어를 통해서 언어의 장벽을 극복할 가장 적절한 집단이다.

넷째, 대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막강한 조직력을 지니므로 가장 큰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섯째, 대학은 지식인 집단이므로 그들의 주장은 국제적으로도 가장 호소력을 지닐 수 있다.

나는 10년 전에 본사 주최로 민족시인 윤동주 추모단 50명을 이끌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갔었다. 이때 이에 자극받은 일본인도 과거를 뉘우치며 ‘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을 만들고 지금까지 매년 2월에 형무소 앞에서 추모식을 갖고 지금까지 100회 이상 모임을 계속하고 수차 한국을 방문해 왔다.

이처럼 한 번 진실을 알리면 함께 해줄 일본인이 얼마든지 있으리라고 본다. 그리고 그 힘은 지금 일본 정부의 미치광이 모험을 막고 일본인 자신도 전쟁으로부터 구하고 우리도 구할 것이다. 그리고 대학이 이 역할을 맡는다면 이것은 체포 고문의 걱정도 없이 누구나 신나게 국제무대에서 애국하는 싸움이 될 것이다.

김우종 칼럼 | 입력 : 05-04-16 오후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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