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 전문점이야 대학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지만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스파게티를 맛볼 수 있다는 이유 말고도 캠퍼스 창업에 성공한 형제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8월 문을 연 일레는 송승석(고려대 경영학과 졸업예정)·준석(단국대 정외과 휴학) 형제가 운영하고 있다. 갑자기 어려워진 집안사정으로 인해 아르바이트를 찾던 형제는 창업을 감행키로 하고 대출을 받아 카페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카페로 문을 열었는데 상권분석과 유동인구, 가게 컨셉 등을 파악해 보니 이대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게 됐어요. 가격에 민감하고 밥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스파게티 전문점으로 재출발한 결과 다행히 성공할 수 있었죠. 그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바로 강의실에서 배운 고객만족, 경영학의 포지셔닝(positioning)이었어요.”(승석)
인터넷 서핑과 현장조사, 벤치마킹 등을 통해 개발한 일레의 주 메뉴는 토마토와버섯, 까르보나라, 새우와 마늘크림소스 등 세 종류. 가격은 5천원 선으로 손님의 90%가 여성일 정도로 여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첫 학기에 비해 매상이 두배 이상 오르고, 체인점을 내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올 정도라는 형제는 이제는 손님 표정만 봐도 반응을 알 수 있을 만큼 노하우를 터득했다고 밝힌다.
영화음악 작곡자이자 현재 실용음악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동생 준석군은 음악과 요리는 ‘창작품’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고 말한다.
“예술과 요식업이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창작품이라는 점에서 결국은 한 군데서 만나게 됩니다. 일례로 일레에서는 연주음악이나 영화음악만 틀어요. 이곳에 오면 뉴에이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걸 의도한 것으로 이제는 손님들도 알아주죠.”
요식업이라는 ‘컨셉’에 음악, 미술 등 다양한 테마를 접목시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으로 새내기라면 전공에 구애받지 말고 관심있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길러 볼 것을 권한다.
오는 25일 고려대를 졸업하는 승석군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 진학한 상태로 앞으로 무역과 문화사업 분야를 중점적으로 공부할 계획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걸 대학에서 다 찾기는 힘들 겁니다. 새내기라면 ‘잃을 게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보세요. 그리고 기회가 되면 마음맞는 친구끼리 꼭 창업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인생을 바꿔 놓을 수도 있으니깐요.”(승석)
문의:(02)921-5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