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박희성 교수는 지난 6일 진순이의 탄생 순간을 지켜보면서 "대리모의 진통이 시작되고 진순이가 나오기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피가 마르는 듯한 심정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얀 털을 가진 1.9kg의 건강한 암컷 염소 진순이가 세상에 첫 모습을 나타낼 때 박 교수는 함께 했던 연구진과 악수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지난 3년간 주말도 없이 연구실과 실험실, 농장에서 함께 고생한 연구팀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진순이도 아마 없었을 것입니다.”
진순이의 탄생을 연구팀의 노고로 돌리는 박 교수는 '복제염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주위 동료교수들로부터 우려 섞인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국내에서 복제염소를 성공한 예가 전무후무했으며, 특히 일반 동물과 달리 실험에 쓸 난자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한, 염소의 성질이 다른 동물과 달리 급한 것도 원활한 실험을 위한 방해(?)가 되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참여한 연구원은 박 교수를 포함해 박준규(진주바이오 21센터 연구원) 박사, 김태숙(현 동물생명과학과 석사 2년차), 이윤희(“ 석사 1년차), 정수영(” 석사 1년차)씨 등 5명뿐이었다.
당시 학부생으로 연구팀 최고참이었던 김태숙씨는 박 교수를 도와 실험은 물론 염소관리를 위해 축사 청소와 소독, 사료 준비 등으로 남학생들도 하기 힘든 염소관리를 도맡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도 연구팀을 이끌면서 애로점이 많았단다. 부족한 연구원과 기자재는 물론이고 3년 동안 1억여원에 불과한 연구비로 궁핍한 연구실 살림을 살아왔다고. 또한 생명을 다루는 연구다 보니 연구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는다고 독촉(?)을 받을 때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수업 등으로 실험을 평일에 못하고 주로 주말에 하다보니 가족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더군다나, 연구원들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밤에 염소에게 주사를 놓으러 갈 때 부인까지 대동해 염소 머리를 잡게 했다.
무엇보다도, 이들 연구팀에게 닥친 시련은 복제수정란을 이식한 대리모 가운데 1마리가 유산했을 때. 어렵사리 23마리의 대리모에 복제수정란 1백53개를 이식해 이 가운데 4마리를 임신시켰지만 그 중 1마리가 유산하고 말았다. 하지만, 권토중래라고 했던가. 결국 남은 3마리 중에서 지난 6일 건강한 진순이가 탄생했으며, 나머지 2마리도 8월과 9월에 예정일을 잡고 있다.
박희성 교수는 "앞으로 복제염소의 재복제를 추진하면서 가축 개량과 희귀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된 야생산양의 복원 프로젝트에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