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대학의 학생선발권에 무게를 두어 대학에 자율성을 주는 쪽으로 기울다가 다시 사교육이 만연되고 공교육이 부실화되면 교육정상화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입시제도를 개선해 왔다. 이러기를 수십년 되풀이 했지만 두 마리 토끼는 커녕 한 마리 토기도 잡지 못한 채 지금에 이러고 있다.
최근 2008학년도에 시행할 대입제도 문제를 놓고 이해관계자의 입장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백가쟁명하다. 특히 내신성적의 반영비율을 강화한다는 새 대입전형이 고1 교실에 전운이 감도는 경쟁을 불붙이면서 마침내 유례없이 입시당사자인 학생들이 '촛불시위'로 맞서는 지경에까지 오게 되었다.
또한 특목고와 비평준화 지역 고교들에서는 내신등급제에 따른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들은 원칙적으로 교육부의 “삼불(三不)정책” 철회를 주장하면서 당장은 논술과 면접 등을 강화하고 특목고생의 동일계 진학시 가산점 부여 등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부는 '삼불정책'의 고수와 2008학년도 새 대입전형 기본계획의 흔들림 없는 추진입장을 밝히면서 대학과 고교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새 대입전형제도를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해 각방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연일 서울대 총장을 비롯하여 여러 대학 총장들이 삼불정책의 철회와 대학의 학생 선발권 자율화를 외치고 있다.
이제 정치권에서도 가담하여 정부의 삼불정책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한나라당이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넘겨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제안하여 6월 임시국회 통과를 추진하기로 당론을 결정하였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제 대학입시제도를 놓고 정부 여당과 야당이 국회에서 한판 벌이게 될 것 같다.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에 대해서 논의하고 입장을 밝히는 것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미 확정된 2008학년도 대입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그대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각 대학에서 주어진 자율의 범위에서 전형기준과 방법을 마련하여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가능한 한 빨리 발표하는 것이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시간도 촉박하고 자율의 범위도 많은 제약을 받고 있지만 각 대학들이 그 대학의 특성과 지향하는 대학 발전 방향에 부합하는 독자적인 전형기준과 방법을 만들어 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장기적으로 정부로부터 삼불정책의 철회도 얻어내고 자율적인 학생선발권 행사를 통하여 대학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대입제도는 원칙론에 충실한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즉 정부는 대학입학전형제도 운영에 대해서는 손을 떼고 제 3의 기구 등을 통하여 대학들이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전형자료를 제공하는데 힘을 쓰고 학생선발권은 전적으로 대학에 넘겨주어야 한다.
대학은 설령 삼불정책이 철회된다하여도 남의 대학의 입학전형기준과 방법을 모방하고 따라 갈 것이 아니라 그 대학에 맞는 독자적이고 고유한 학생선발 방식을 연구해 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대학들이 다양한 독자적인 학생선발제도를 도입한다면 하급학교에서는 어느 특정 대학에 맞추어 교육을 시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교육정상화에도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