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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백헌 칼럼
송백헌의 어원산책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송백헌 칼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송백헌 어원산책] ‘장국밥’
장국에 만 밥을 장국밥이라 한다. 장국을 붓고 산적과 혹살을 넣어서 파는 밥을 말하는데 이를 달리 온반(溫飯), 장탕반(醬湯飯), 탕반(湯飯)이라 이르기도 한다.

옛날에는 시중에 고급 음식점이 이 장국밥 집 뿐이었다. 그 집에서는 문간에다 둥그렇게 큰 등을 달고 이 등에다 울긋불긋한 종이를 돌려 붙인다. 이렇게 장식을 하면 지나가는 사람이 이 집이 장국밥집인 줄 알고 이 등만 보면 시장한 사람은 배에서는 회가 동하기 마련이다.

장국밥의 특징은 맛있는 간장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국물이 맑으면서도 풍미가 좋고 또한 아주 좋은 고기를 한 입에 들어갈 만하게 만든 산적과, 기름기가 조금씩 붙은 쇠족을 맛있게 우린 국물들 이 세 가지 맛은 일반 가정에서는 흉내 내지 못할 특유한 맛이었으므로 당시에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 장국밥집에서는 술을 팔지 아니하므로, 만약 손님이 술을 마시려면 그 집 심부름꾼에게 돈을 주어 근처에 있는 ‘바침술집’에서 사다가 먹었다.

‘바침술집’이란 옛날에 주세(酒稅)가 없고 전매품(專賣品)이 또한 없었기 때문에 아무나 술을 만들어 팔았는데 이렇게 술만 만들어 파는 집을 ‘바침술집’이라 하였다. 그 ‘바침술집’ 문간에는 병을 크게 그려 붙이고 그 병에다 “바침술집”이라 써놓았었다.

그런데 장국밥집에는 한낮의 점심 손님보다는 밤에 밤참 손님이 더 많았다. 옛날 재상(宰相)이나 세도(勢道)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낮에는 대궐이나 관청에 출근을 하였다가 집에 돌아오고, 밤에는 청탁운동을 하려는 사람이나, 권력에 줄을 대려는 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찾아올 뿐 아니라, 친구들이 찾아와 밤늦도록 이야기를 하다가 시장하면 부리는 사람들에게 등을 들려 앞세우고 장국밥집을 찾아갔다.

장국밥집에서는 이런 사람을 위하여 뒤에다 별도의 방을 마련하여 접대를 하였는데, 그 집 앞에는 재상이라도 들어 닥치면 일반 손님들은 모두 일어나 뒷골목으로 숨었다가 그들이 뒤채로 들어가면 다시 나와서 먹었다.

이 장국밥은 간장을 가지고 맛있게 국을 끓여 밥을 말아먹는 것이 일품이라 하여 ‘장국밥’이라 이름 지어 부르게 된 것이다.

송백헌 칼럼 | 입력 : 05-05-21 오후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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