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설명을 않더라도 대학 교육에서 교원의 중요한 역할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 운영자들만은 이를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이들은 해마다 많게는 수십 억 원까지 교원 신규 채용 예산을 책정하여 학생등록금 인상 명분으로 삼고 있으나, 교원 현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으니 말이다.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 최근 5년간 법정기준 대비 교원 확보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립대학은 65%내외를 기록하고 있으나, 사립대학은 한번도 60%를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가 2001년부터 학생 수가 적어졌다며, 교원 확보 기준을 편제정원 기준에서 재학생 기준으로 변경해 주었음에도 국·사립대학 모두 최근 5년간 실질적인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사립대학 당국은 겉으로는 대학 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경쟁력의 가장 기초가 되는 교원 확보조차 게을리하고 있었다. <표1 참조>
특히 일부 대학은 최근 5년 내내 법정기준(편제정원) 대비 전임교원 확보율이 45%미만인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대학은 모두 21개교에 이르고 있는데, 가야대는 최근 5년간 교원 확보율이 20% 내외를 벗어난 적이 없으며, 감신대, 동신대, 동양대, 세명대, 침신대, 호남신학대 등도 40%를 넘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가운데 14개교는 재학생 정원을 기준으로 산출해도 교원 확보율이 45%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표2 참조>
이들 대학은 일차적으로 학교 운영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겠지만, 대학에 대한 법적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교육부의 책임을 더 강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과거 '대학설치기준령'과 현행 ?대학설립?운영규정?은 대학 설립 인가시 교원은 법정 기준의 50%를 확보하게 되어 있고, 증과·증원에서 모두 똑같이 적용하게 되어 있다. 제대로 감독만 했다면 나타날 수 없는 일로 교육부의 직무유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것이다.
사립대학의 교원 현황의 심각성은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최근 5년간 교원 1인당 학생 수(편제정원)가 45명 이상인 대학이 31개교에 이르고 있다. 일반 사립대학이 1백37개교인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에 가까운 수치인데, 이 가운데 9개 대학은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60명을 넘고 있다. 재학생 정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12개 대학이 교원 1명당 50명 이상의 학생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는 빠져 있으나, 상당수 대학은 교수 계약?연봉제 도입 이후 신규 교원에게 전임 대우 등의 별칭을 붙여 교육부에는 전임교원으로 보고하고, 실제는 빈약한 교육·연구여건 제공과 봉급 지급 등 계약 교원으로 차별하고 있다. 특히 일부 대학에서는 계약·연봉제를 악용하여 전임교원을 1년 주기로 계약하였다가 계약 만료를 이유로 계속 임용하지 않고 학교에서 바로 쫓아내는 경우도 있다. 대학이 외부에 공개하는 교원 확보율이 높더라도 실제 대학 현장에서 느끼는 안정적인 교육.연구여건이 제공되는 전임 이상 교원 확보율은 낮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과거에는 교원 확보율이 얼마나 높으냐가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교원 확보율과 더불어 신분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교원이 얼마나 되느냐가 실질적인 교원 확보 현황을 파악하는 중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집필 정리]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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