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수능 출제위원 선정·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수능 신뢰도에 타격을 입혔다는 점에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는 12일 “윤덕홍 부총리 명의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기관경고 조치를 하고 해당 교수에 대해서도 평가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신분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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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입시학원 M 사이트에서 서비스된 P 교수의 동영상 강의 장면. / 김준 기자 |
현행 수능 출제위원 선정 규정에 따르면 ‘대학의 전임교원 이상,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중진 연구원 또는 고교 5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교사 및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자’로 규정하고 있다.
평가원은 “문제가 된 P 교수는 모 대학에서 주당 12시간을 강의하는 초빙교수로 전임교원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어 출제위원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 장기원 대학지원국장은 “초빙교수의 경우 주당 9시간 이상 수업을 하면 전임교원으로 인정하고 있어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의 전임교원 이상’이라고 규정돼 있음에도 ‘전임교원에 준하는 지위를 갖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평가원 측의 설명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가 된 P 교수는 지난해 3월 1일자로 해당 대학에 초빙교수로 임용된 후, 올 3월에 1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교원 임용 계약서에 의하면 P 교수는 ‘초빙교수로 전임교수와 동일하게 월 정액을 지급한다’고 돼 있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P 교수는 ‘초빙교수’ 신분”이라며 “교육부에서 전임교원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교원 산출시 9시간 이상을 강의하면 1명으로 카운트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평가원 측은 이에 대해 “초빙교수로서 전임교원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고,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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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승 평가원장이 12일 수능 출제위원 파문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김준 기자 |
철저한 보안과 검증을 통해 출제위원을 선정하며 그 비밀이 유지된다고 수 차례 밝혀 왔지만 학원강사 경력이 있는 사람이 출제위원으로 뽑혔다는 것 자체가 선정작업의 신뢰성에 흠집을 냈다.
이종승 평가원장은 “해당 출제위원 위촉시 초빙교수라는 사실 이외에 사전에 학원 강의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출제위원 개개인의 정확한 신상 파악이 미흡했다”고 시인했다.
이 원장은 “학원 강의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출제위원에서 제외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출제위원 선정시 학원 강사와 관련된 사람이라면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출제위원 선정기간이 짧게는 3일에서 최대 1주일 만에 1백56명에 달하는 사람을 위촉해야 하는 까닭에 부적격자를 가려내는데 한계에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수능 언어영역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제로 꼽힌 칸트 관련 철학 지문은 P 교수가 처음 제출한 것을 출제위원들이 합의과정을 거쳐 만든 것이라고 밝혀 수능 전후 문제가 된 예상지문 출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원장은 이와 관련 “언어영역 지문 중 어떤 것도 사전에 유출된 것이 없고, 특정 출제위원의 뜻대로 지문이 결정되거나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현직 교수 영리 활동 논란= 평가원이 해당 교수를 면담, 확인한 결과에 의하면 P 교수는 지난해 온라인 M 사이트에 본고사 대비 논술 동영상 강좌를 제공했으나, 올해는 온라인 강의를 위한 녹화나 학원에서의 강의를 단 한 차례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현직 학원 강사가 아니다’는 것이 평가원 측의 설명이나, 문제가 드러난 12일 오전까지 해당 사이트에는 P 교수의 강의가 버젓이 서비스 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직 강사’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설사, P 교수가 ‘현직 강사’가 아니더라도, 지난해 ‘초빙교수’ 신분으로 해당 사이트에 논술 특강을 한 것은 대학교수의 영리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교육관련법에 위배되는 셈이다.
장기원 대학지원국장은 “출제위원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해도 P 교수는 수능의 권위를 훼손시켰다”면서 “평가원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해 온다면 해당대학에 P 교수에 대한 신분조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당 교수에게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인후 문제가 있다면 절차를 밟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