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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X파일 그리고 진실
송찬영 차장 ( UNN 뉴스팀 )
요즘 세상은 온통 ‘안기부 X파일’ 얘기로 떠들썩하다. 그동안 사람들의 초미 관심이던 대학입시 논란, 부동산 거품문제, 6자회담 이야기 등도 이젠 모두 뒷전이 된 느낌이다.

사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기관이 불법 도청을 자행했다는 것은 정말 충격이다. 그것도 과거 군사독재 정권이 아닌 문민민주 정권에서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종의 배신감마저 든다. 더욱이 도청된 내용의 일부를 통해 정치인과 재벌, 언론 등 사회지도층의 치부가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 끝을 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사건의 본질과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는 듯 하다. 연일 정치권은 ‘네 탓’ 논쟁을 하고 있으며, 언론에서는 ‘음모론’과 ‘정계개편론’ 등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언론과 정치인을 중심으로 ‘국정원 해체’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실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행동들이 아닐 수 없다.

사건의 본질은 국가기관에 의해 불법도청이 자행됐으며, 사회지도층들이 불법과 비리의 한가운데 있었고, 유감스럽게도(?) 불법도청을 통해 이러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군 얘기 없이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진실의 공개가 필수적이다. 국가기관의 불법이 누구에 의해 지시 시행됐는지, 그리고 불법적으로 입수한 정보가 어떤 경로를 통해 유출됐으며, 어떻게 이용됐는지 빠짐없이 공개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정원(옛 안기부)은 자신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뼈를 깎는 아픔으로 반성하고 거듭나는 노력을 해야 하며, 이런 의미에서 이 사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도청내용의 공개에 대해 국민들의 대다수가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불법적으로 습득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사실상 위법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 이번 사건의 가장 깊숙한 자리에 위치한 정치권은 특별법, 특별검사 선택을 놓고 다투기만 해서는 안된다. 국민들은 공개되는 방법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X파일이 담고 있는 불법 비리 내용이 공개되고, 이를 통해 당사자들이 응분의 대가를 치르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제도권 언론도 이 사건의 관찰자가 아닌 당사자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책임회피를 위해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불필요한 행위들을 삼가야 한다. 독자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용서와 화해는 그 다음에 논의할 내용이다.

덧붙여 주문하고 싶은 국가정보기관에 대한 무분별한 공개와 공격은 장기적인 국익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 세계 각국은 자국의 국익을 위해 치열한 정보전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사업으로 해커를 양성하기도 하고, 인공위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칼은 강도가 쓰면 위험한 흉기가 되지만, 요리사가 쓰면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가 되지 않은가.

하루바삐 진실이 공개되고 시시비비가 가려져, 이젠 더 이상 과거에 소모적으로 시간과 정력을 허비하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5-08-09 오후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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