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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백헌 칼럼
송백헌의 어원산책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송백헌 칼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어원산책]'주점' 내외를 분별하는 술집서 유래
주점이라 함은 술집을 말하는데 옛날에는 술집도 여러 종류가 있었다.

가령 목로에서 앉지 않고 서서 잔(盞) 술만 마시는 선술집이 있는가 하면, 앉아서 먹되 병술과 안주를 먹는 내외(內外)술집, 막걸리를 사발로 파는 막걸리집, 술만 만들어 다른 집에만 파는 바침술집, 이 밖에도 지금의 유흥 음식점격인 여자를 두고 즐기며 술을 마시는 색주가(色酒家) 등도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주점이란 내외술집인데, 이곳은 접대부가 없이 술을 순배로 파는 집으로 이는 선술집인 목로술집보다는 조금 더 고급스런 술집을 가리킨다. 이 곳이 내외술집이라 이름 붙게 된 것은 술집 주인 여자가 외간 남자와 바로 얼굴을 대하지 않고 내외를 하며 파는 술집이기 때문이다.

이 내외술집은 외형으로 보면 보통 가정집이지만 대문 옆에 '내외주가(內外酒家)'라 써서 술병 모양의 테를 둘러 붙여두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술집으로 알고 찾아들게 된다.

그 집에 들어가서 우선 중문을 약간 두드리면서 “이리 오너라” 하고 부르면 안에서는 식모나 소녀를 시켜 “어디서 무엇 때문에 오셨느냐”고 묻는다. 손님이 술 마시러 왔다고 하면 식모가 대문 안 중문간에 세워둔 돗자리와 방석을 펴놓고 들어가 매운탕과 묵, 또는 편육(片肉)을 차린 간단한 술상을 내어 놓는다.

옛날에는 남녀간의 예의가 엄하여 여자가 가까운 친척 외에는 절대로 대면하여 말을 하지 않았고 내외(內外)라 하여 엄하게 분별하였는데 이 때 내(內)는 여자요, 외(外)는 남자를 가리킨다. 또한 말도 단둘이 있으면서도 직접 대화를 하지 않고, 꼭 누구를 통해서 하는 식의 간접대화를 하였다.

이처럼 옛날의 지체 있는 집안의 여자들은 생활이 쪼들려 비록 술장사는 할지언정 예의는 준수하면서 영업을 하였던 것이다. 내외술집이란 결국 내외를 분별하면서 술을 판다고 하여 나온 말이다.

송백헌 칼럼 | 입력 : 05-08-20 오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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