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지금껏 우리 사회가 법조인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은 이상했다. 각자 알아서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합격자들에게 일단 법조인 자격을 준 후, 사법연수원에서 2년 동안 법조실무 교육을 받는 방식이다.
이를 ‘선발 후 양성’제도라 한다. 그나마 법조인자격을 가진 집단(법원과 변호사협회와 법무부)이 법조인 선발 숫자를 기득권 유지에 지장 없는 선에서 통제해왔고, 양성을 위한 교육내용도 완벽히 통제하는 방식이다.
각 대학에 법학과가 있지만, 사법시험 입시학원과 별반 다르지 않아 정상적인 법학교육은 실종되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시스템을 ‘양성 후 선발’ 제도로 바꾸고, 법조인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는 사람의 숫자와 교육방식과 내용을 법조기득권 집단의 통제권에서 벗어나게 하자는 시도가 10여년 넘게 시민사회와 각성된 법조인들에 의해 끊이지 않았다.
그 결과 2004년 말 ‘사법개혁위원회’는 그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설립 방안을 제시했으며, 조만간 정부는 국회에 관련 법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 6월 정부가 입법예고를 마쳐 현재까지 확정된 법률안은 ‘로스쿨’제도를 도입하기는 하지만, 로스쿨 도입의 취지나 목적을 상실한 법률안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로스쿨 도입운동을 해왔던 법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법안통과 반대운동을 해야 할까 고민할 정도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정부의 법률안은 법조인 수를 최대한 통제하고자 하는 변호사집단의 요구에 굴복하여, 전국에 세워질 로스쿨들의 전체 학생수, 그리고 각 로스쿨별 학생 수를 제한해두었다.
현재 법안으로는 미국의 10분의 1, 프랑스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변호사 숫자가 별로 확충되지 않아, 국민들이 지금보다 편하게 법률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턱없이 미흡하다.
둘째, 이런 학생 수 통제는 결국 로스쿨 숫자마저 제한하게 되어, 다양한 로스쿨들의 자율과 경쟁을 통해 유능하면서도 다양한 학풍을 거친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제도 도입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국가와 법조기득권층의 통제에서 벗어나 법학교육을 정상화하고 이들 교육기관의 자율과 경쟁을 통한 기본 소양과 다양한 자질을 갖춘 법조인을 풍부하게 양성한다는 로스쿨 도입의 목표가 실종되어서는 안된다.
국회에서의 입법안 심의과정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교정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