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대학들은 나눠먹기식 배분이 아닌 ‘선택과 집중’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소규모 대학과 지역대학은 참여조건 완화와 예산 안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높은 진입장벽에 불만 잇따라 제기
교육부가 이날 밝힌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2천6백억원의 예산이 배정된 과학기술의 경우 분야별로 최소 교수기준 수를 맞춰야 하며, 참여 학과(부)에 속한 교수의 70~80%로 구성해야 한다. 또 복수로 참여하는 학과(부)의 경우 학사학위과정의 모집단위를 광역화해야 하며, 연구중심대학 기준 전임교원 확보율 57.5%(2006년 4월 1일 기준)를 충족시켜야 한다.
기초분야 사업단장은 최근 3년간 SCI급 논문, 국제특허 등 연구실적이 6건 이상(수학 분야는 5년간 3건 이상)돼야 하며, 최근 3년간 연구실적이 3건 이상인 교수(수학 5년간 2건 이상)가 70% 이상 참여해야 한다.
이처럼 참여조건이 까다롭게 제시되자 대학 관계자들은 “몇몇 특정 대학을 정해 놓고 자격기준을 정한 거 아니냐”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기초과학의 경우 교육부 조건을 만족할만한 지역대학이 몇 군데가 될 것 같으냐”고 반문하면서 “결국 서울지역이 대학원생을 독식, 지역에는 학생이 거의 안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 교수기준 수 완화 요구
세부 분야별 최소 교수기준 수(크리티컬 매스)도 도마에 올랐다. 교육부는 1단계 사업에 비해 참여기준을 완화했으며, 10% 이내에서 기준이 미달하는 대학은 2007년 3월1일까지 교원 채용을 조건으로 사업 신청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약학, 치의학 등 특정 분야의 경우 잠정안대로라면 참여요건을 갖춘 몇 개 대학으로 지원자격이 제한된다며 조정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대형사업단 요건을 갖추지 못한 대학은 핵심(소형) 사업에 지원하면 된다고 설명했으나, 이 역시 참여조건에 대해 불만이 쏟아졌다.
소수 교수들이 참여하는 핵심 사업에 연구중심대와 똑같은 전임교원 확보율 준수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
국민대 한 관계자는 “대형사업단 예산은 늘어난 반면, 핵심 분야는 1단계와 비슷하다”며 “대형에 참여하지 못하는 중소규모 대학은 오히려 혜택이 줄어든 만큼 배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우수대학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사업단 적정 규모를 전국 단위 사업과 똑같이 적용하면 교수 수가 적은 지방 사립대는 문지방조차 못 넘게 된다”며 성토했다.
의학 등 전문대학원 논란 여전
신설된 의·치의학, 경영학 등 ‘전문서비스 인력양성 사업’도 논란거리.
의학의 경우 참여대상을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거나 전환 신청을 한 대학’으로 제한하자, 서울대 등 미전환 대학이 반발했으며 전문학위과정생 지원을 배제하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 의대 한 관계자는 “왜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해야 하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며 “고급전문인력을 양성한다면서 학술학위과정생만을 지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현만 전문서비스인력양성분과 위원은 “전문학위과정생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판단, 학자금 융자제도를 활용하도록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논란 관련, 교육부는 연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서유미 BK21 사업기획팀장은 “의생명 분야가 전문서비스 분야로 바뀐 것으로 당초 밝힌 원칙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미전환 의과대학이 참여할 수 있는 분야는 핵심과 융합, 기타 분야 등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전문대학원에 대해서도 기업체 위탁교육이 많은 현실에서 지원 목적이 BK21 사업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양대 한 관계자는 “과거 국제대학원에서 보듯 성공한 전문대학원 모델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특정분야를 한정해 전문대학원을 지원한다는 게 타당한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의견수렴후 보완하겠다”
엄상현 BK21 기획단장은 “고급인력 양성을 위해 사업단 10~15곳이 경쟁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하고자 한다”며 “대학마다, 개별 학과마다 의견이 다른데 개별적인 특수상황을 인정하는 쪽으로 의견을 수렴해 참여조건의 적정수준을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소수만이 참여가 가능하다면 자칫 실력보다는 규모로 선정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다듬겠다는 설명.
교육부는 12월 최종 공고안이 나오기 전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학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11월말경 사업설명회를 한차례 더 열 계획이다.
하지만 BK21 사업이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위해 진행되는 만큼 일부 분야에서 조정이 이뤄질 수는 있겠지만 대다수 대학이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자격기준이 낮춰지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