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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도덕·윤리 교직과정을 통합해야(배석원 경상대 교수)
우리나라에 신교육제도가 도입되던 개화기에 보통학교에서 '수신'과목, 중등학교에서 '윤리'로 출발된 도덕교과는 일제 치하에서 '수신'과목으로 통일되고 도덕·윤리 교육 본래의 정신과는 달리 철저하게 일제의 신민교육의 도구로 이용되었다.

6·25 전쟁 후 도의교육이 제창되고, 5·16 이후 '반공·도덕'활동이라는 교과 외 과정을 통해 반공교육이 강화되고, 다시 '도덕·국민윤리'과목으로 독립되었다. 그러나 군사정부는 '국민윤리' 과목에 일제 치하의 '수신'과목에 맡겨졌던 체제 순응적인 인간교육을 하도록 요구하였다.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윤리'로 그 명칭이 바뀌고 보편교육을 지향하기로 방침이 정해졌으나 여전히 이탈된 궤도를 수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기득권을 지녀왔던 교육관료와 교원양성을 책임지던 교수들이 여전히 정치교육화를 강조하는 내용을 '도덕·윤리' 교과에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과의 고유 영역인 정치교육화 관련 내용을 제자리로 이관하고 그 역할을 책임지던 교수들이 '도덕·윤리' 교사의 양성과정에서 손을 떼도록 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등학교 현장에서는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교사에 대한 질책이 있고, 양성기관에서 가치판단 교육이나 비판적인 사고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정부당국은 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아직도 절대 다수의 학교 현장에서 교육행정가들이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아도 교사이면 누구나 '도덕·윤리' 교육을 가르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교사 양성 제도의 잘못으로 '도덕·윤리' 교과에 대한 기본교육을 받지 않은 '도덕·윤리'교사자격증 소지자가 현장에서 그 과목을 담당하는 사례도 많다.

따라서 철학계가 바른 교육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해 왔고,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과제로 그 대안을 마련하고, 교원양성 프로그램이나 현장 교사의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하였음에도 정부당국은 정치논리에 의해 그 실시를 미루고 있다.

'도덕·윤리' 영역은 철학의 양대 영역가운데 하나로 철학을 공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도덕·윤리' 교과에 관한 교육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정부당국은 '국민윤리'교과를 독립시키면서 체제 순응적인 교육에 초점을 두려고 비판적 사고 훈련을 받은 철학 전공자에게 부여하던 윤리교사 자격을 박탈하고 '철학'이라는 표시과목을 신설하였다.

문민정부 이후 상황이 바뀌었으나, 도덕·윤리교육을 정상화하려는 정책을 펴지 않고 교육관료 내지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세력을 두둔하느라 억지논리를 펴고 있다.

교육부는 학문외적인 표시과목에 연연하여 '철학'과 '윤리'가 전혀 별개의 학문영역인 것처럼 철학을 공부한 학생이 윤리교사자격을 취득하기 위하여 별도의 과정을 이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특정학과 학생은 실질적인 교육내용은 외면하고, 그러한 형식적인 별도의 과정을 이수하는 흉내만 내게 하면서 자격증을 남발하려는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우리의 요구는 학문영역의 구분에 맞게 자격증을 하나로 통일하고, 어느 누구든 '도덕·윤리'교육을 담당하려면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육을 먼저 받게 하고 그 다음에 현장에 설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2-12-02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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