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제주 라마다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박영식 광운대 총장) 하계 세미나에서 총장들은 ‘대학의 정치적 중립성 유지를 위해 대학교원의 정치 참여 보장 제도는 재검토돼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할지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대교협 이사회는 미리 마련한 결의문 초안 3항에서 “대학의 교원이 재직중 국회의원에 당선되거나 고위 공무원으로 임용될 경우 그 기간동안 휴직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교육공무원법 제44조 2항 및 3항은 대학의 학문적 분위기를 흐리게 하고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치활동을 마친 뒤 복직할 수 없도록 관련 법 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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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 정치참여문제 등과 관련한 안건으로 회의를 진행중인 박영식 대교협 회장. 제주=한명섭 기자 |
박영식 대교협 회장은 “그동안 선거 때만 되면 교수들이 양 진영으로 갈라지고 대학의 아카데미즘이 침해당하고 있어 이 조항을 이사회에서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안은 대학 교수 정치 참여에 대한 긍정론과 함께 국립대 총장들이 총장 임기 종료 후 교수로 복직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찬반 의견이 잇따라 제기됐다.
박선제 침례신학대 총장대행은 "정치권에 줄을 대는 ‘정치교수’들의 경우 대학 총장이 교수를 자율적으로 감독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안대로 채택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설동호 한밭대 총장은 “전체 대학교원 5-6만명중 소수의 정책 관여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대학에 다시 돌아와 기여할 수도 있는 만큼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국립대 총장들이 "국립대 총장은 고위 공직자의 범위에 포함되기 때문에 총장 임기가 끝난 뒤 교수 복직이 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를 둘러싸고 찬반 격론을 벌였다.
이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복직할 수 있도록 규정한 2항은 통과시키되 고위공무원으로 근무한 뒤 복직할 수 있도록 규정한 3항은 제외하는 방안을 수정 제의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그러나 국립대 총장의 경우 임기가 만료된 다음날에 임용 직전의 교원으로 임용된 것으로 본다는 규정이 같은 법 24조에 규정돼 있어 총장들이 법 규정을 잘못 이해해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교협은 또 결의문 2항에서 “대학의 선발제도를 완전 자율화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으나, 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금지 등 교육부가 금지해온 ‘3불(不)’만 빼고 대학에 완전히 자율화해 달라고 밝혀 알맹이 없는 결의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영식 회장은 “대학들이 특성에 맞춰 입학기준을 다양화 할 수 있도록 대학에 일임해 달라는 것”이라며 “일례로 IT 분야를 특성화한 대학은 IT 관련 선발점수를 강화하거나 기독교 대학의 경우 신자를 우대해 선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결의문 1항에서 대학교육재정의 획기적 확충을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1%를 대학에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재정지원법'이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